영화감독 마이클 무어 <사진출처=마이클 무어 페이스북>

[월요신문 김윤진 기자] “광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4년 동안 하게 될 말이니, 당신도 입에 올려보라. ‘트럼프 대통령’.”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가 한 말이다. 무어는 지난 7월 허핑턴포스트 블로그에 ‘트럼프가 승리할 5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서문에서 “내 평생 지금보다 내가 틀렸다는 증명을 원한 적은 없었다”며 “유권자 중 77%는 여성, 유색인종, 35세 이하의 젊은이인데, 트럼프가 그들의 다수표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기보호다. 논리를 가지고 힐러리 클린턴이 트럼프를 꺾을 거라고 믿는다면, 당신은 56번의 경선과 전당 대회에서 공화당 후보 16명이 트럼프를 막으려 모든 시도를 다 했으나 그 무엇으로도 그를 막을 수 없었던 지난 한 해를 못 보기라도 했단 말인가? 현재의 상황을 봤을 때 나는 이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람들이 집에서 소파에 앉아 투표할 수 있다면 힐러리가 압승을 거둘 거라는 걸 나는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의 선거는 그렇게 진행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집을 나와 줄을 서야 투표할 수 있다. 그리고 가난한, 흑인이나 히스패닉 지역에 살 경우 줄이 더 길 뿐 아니라 그들이 투표하지 못하도록 하는 온갖 조치가 취해진다. 그래서 대부분의 선거에서 투표율은 50%를 넘기기도 힘들다. 그게 11월의 문제다. 누가 가장 열성적으로 투표를 하고 싶어할까? 선거일에 어떤 열광적인 지지자들이 새벽 5시에 일어나서 투표를 하러 갈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당신도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승리할 이유 5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그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를 지지하는 클린턴의 정책이 러스트 벨트(낙후된 중서부 공업지대)의 사양화 촉진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감을 살 것”으로 예견했다.

(개표 결과, 트럼프는 러스트 벨트에 속한 미시간·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위스콘신주 선거인단 64명을 모두 얻었다)

둘째, “8년간 흑인 남성(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배를 견딘 백인 남성들이 여성(힐러리 클린턴 후보)이 두목 노릇하는 것을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셋째, “트럼프의 문제보다 힐러리의 인기가 없는 게 더 문제”라며 "유권자 70% 가량이 힐러리를 믿을 수 없고 정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젊은이들이 힐러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 어떤 민주당원도 오바마가 대통령이 됐을 때처럼 기쁜 마음으로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넷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클린턴과 경합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자들이 트럼프를 찍지는 않겠지만, 클린턴에게 표를 주는 것을 썩 내켜하지 않을 것이다. 상당수는 그냥 집에 있을 것”이라며 “클린턴이 백인 남성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은 밀레니얼세대에게 그들의 표가 힐러리에게 중요하다고 말해주는 움직임은 아니었다. 여성 두 명이 후보로 나선다면 짜릿했을 것이다. 그러나 힐러리는 겁을 먹고 안전하게 가기로 결정했다. 이것은 힐러리가 젊은이들의 표를 죽이고 있는 한 가지 예”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의 짓궂음을 얕봐선 안 된다. 투표소 안에 들어가 커튼을 치고 혼자 있게 될 때, 숨어 지내던 무정부주의자 행세를 하려는 사람들의 성향을 얕봐선 안 된다”며 그들은 트럼프를 좋아하지도 않지만 그냥 트럼프가 당선되면 어떨지 궁금하다는 이유만으로 표를 던진다. 1990년대에 미네소타 사람들이 프로 레슬러를 주지사로 뽑았던 것을 기억하는가? 그들이 어리석어서, 혹은 제시 벤추라가 정치적 지성인일 거라고 생각해서 뽑은 것이 아니었다. 미네소타는 미국에서 가장 똑똑한 주 중 하나다. 어두운 유머 감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이 있다. 벤추라를 뽑은 것은 병든 정치 시스템에 대한 그들의 장난이었다. 트럼프와 함께 이런 일이 또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