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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發 블랙리스트에 美 정재계 살얼음판
   
▲ <사진출처=http://www.motherjones.com>

[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제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가운데 그가 대선기간 주장했던 블랙리스트를 현실화시킬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블랙리스트’ 가장 상단에 올라있는 인물은 힐러리 클린턴이다. 트럼프는 지난 10월 대선후보 2차 토론 당시 “힐러리는 악마다. 내가 승리하면 법무장관에게 지시해 특별검사로 하여금 당신을 들여다보게 하겠다. 특검과 재수사를 통해 힐러리를 감옥에 처넣을 것”이라며 강도 높게 힐러리를 몰아붙였다.

대선을 이틀 앞두고 FBI 재수사 결과가 무혐의로 나왔지만 트럼프 당선 직후부터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클린턴을 가둬라“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이를 의식한 백악관은 조니 어니스트 대변인을 통해 “이 나라에는 권력자가 정치 보복을 위해 사법제도를 이용하지 않는 오랜 전통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전통이 지속되길 희망한다”며 ‘힐러리 특검’ 바람을 조기에 차단하는 모양새다.

힐러리 수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사면을 단행할 가능성도 떠올랐다. 의회전문지 ‘더 힐’은 “트럼프 정부의 수사를 차단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에 힐러리 클린턴이 저질렀을 수 있는 범죄에 대해 사면을 단행할 수 있다는 게 미 법조계 일각의 관측”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상황이 다른 곳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이메일 스캔들이 아닌 ‘클린턴 재단’ 수사로 방향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 당선 이튿날인 지난 10일, 트럼프 측근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클린턴 재단은 심각하고 충격적인 문제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사면하면 안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이 무죄인지, 유죄인지 사법 시스템에 맡겨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또 “클린턴재단의 의문스런 재정에 대해 조사하지 않으면 향후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게 된다. 수백만 달러, 수억 달러 규모의 사기 혐의에 연루된 재단을 수사하지 않는다면 5만 달러 사기에 연루된 재단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법무장관 물망에 오르고 있다.

트럼프 역시 클린턴 재단에 대해 “미 역사상 가장 부패한 재단"이라며 재단 폐쇄와 특별검사 를 주장했다.

블랙리스트 선상에 올라있는 곳은 기업도 있다. 대표적 사례가 멕시코로 공장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포드자동차다. 공화당 미시건 경선에서 트럼프는 “포드가 예정대로 공장 문을 닫고 멕시코로 옮긴다면 멕시코에서 생산해 수입한 차량에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2차 TV토론 당시에는 “미국인의 일자리를 해외로 옮기는 수치스러운 기업의 대표 사례가 포드”라며 포드자동차를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주장에 포드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최근 미국 내 투자와 일자리 증가 규모를 공개하는 등 반박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멕시코에 투자하고 있는 제너럴모터스(GM)도 대선기간 트럼프의 비난에 속수무책이었다.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9일, 오하이오주 로즈타운과 미시건 랜싱 공장에서 2000명 정리 해고를 발표한 GM 주가는 4%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이 밖에 시카고에서 멕시코로 공장을 옮긴 오레오 과자 생산기업 나비스코를 두고 트럼프는 “오레오 쿠키를 절대 사먹지 않겠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또 지난 7월 올해 초 인디애나 생산 시설을 멕시코로 이전한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를 지목하며 “캐리어처럼 생산 공장을 국외에 두고 있는 기업이 미국에 물건을 판매하려 하면 15~35% 세금을 물리겠다”고 천명했다.

트럼프가 엄포만 놓는 것은 아니다. 현재 35%인 법인세를 15%로 대폭 인하시키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 기업을 상대로 당근과 채찍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기관도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다. 이번 대선은 트럼프 대 주류언론의 싸움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매체들의 트럼프 비판기사가 줄을 이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과거 세금 자료를 폭로했고 트럼프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들의 증언도 기사로 내보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소유의 워싱턴포스트는 20여명의 트럼프 검증팀을 꾸려 트럼프의 여성 편력과 개인 사업, 가족사, 마피아 연계설 등의 기사를 연달아 게재했다. 검증팀 수장은 성직자 아동 성추행 의혹을 파헤친 전 보스턴글로브 편집국장 마틴 배런이었다.

트럼프는 워싱턴포스트를 향해 “베조스는 워싱턴포스트를 이용해 정치인들이 아마존에 과세하지 못하게 한다"고 맞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트위터를 통해 "나는 트럼프에게 최대한 마음을 열 것이며 그가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기간 동안 성공을 거두기를 바란다"고 당선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베조스는 트럼프가 당선된 9일 하루 동안 아마존 주가가 2.6% 하락하며 15억 달러(약 1조 7000억 원)의 손실을 봤다. 포브스는 "트럼프가 당선된 것이 아마존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식시장이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두 언론사에게 “내가 집권하면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며 명예훼손 소송을 더 쉽게 만들겠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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