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필 전 국무총리.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김종필 전 국무총리(JP)가 최순실 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JP는 박정희 대통령의 조카사위이자 5·16 쿠데타를 함께 한 동지다. 박근혜 대통령은 JP의 처제다.

JP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누가 뭐라고 해도 소용없다. 5000만 국민이 달려들어서 내려오라고 해도 네가 무슨 대통령이냐고 해도 앉아 있을 것이다. 고집부리면 누구도 손댈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JP는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 어머니(육영수 여사) 말도 안 들었다. 최태민이란 반 미친놈하고 친해 가지고 자기 방에 들어가면 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JP는 “박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육영수 여사의 나쁜 점만 물려받았다. 박정희 대통령은 알려진 것과 달리 약하다. 약하니 의심을 잘했다. 육 여사는 남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불우한 사람 돌본다는) 그거 대통령 부인이라는 이름에 맞게 행동하는 것처럼 꾸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JP는 미국 유학 당시 아내 박영옥 여사가 홀로 출산했을 때를 언급했다. JP는 “우리 집사람이 내가 미국 보병학교에 유학 갔을 때 딸(예리)을 낳았다. 돌봐주는 사람이 없고 쌀도 없으니 굶었다. 육 여사는 애를 낳은 산모더러 밥 먹었냐고 물어보지도 않더래. 저쪽에선 숟가락, 밥그릇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벽에 걸린 부인 박 여사 사진을 가리키며) 저 사람이 날 붙들고 울고불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JP는 “오죽하면 내가 미국에서 돌아와서 난리를 폈겠나. 남도 아닌 당신네 조카딸 아니냐고. 자기는 밥 먹는 소리 내면서 애 낳고 굶고 있는 산모한테 그럴 수 있냐고 막말을 했다. 말 한마디 못하더군. 남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덧붙였다.

JP는 박 대통령과 최태민의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반바지 차림의 극빈자 행색으로 처음 ‘근혜’를 만났는데 ‘근혜’는 연민의 정이 생겼다. 그게 밀착한 원인이 되었다. 최면술을 했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JP는 또 “오죽하면 박정희 대통령이 정보부장 김재규에게 ‘그 최태민이란 놈 조사 좀 해 봐. 뭐하는 놈인지’ 그랬을까. 김재규가 ‘아버지가 조사를 지시한 것’이라고 했더니 ‘근혜’는 ‘맘대로 해 보라’며 고함을 지르고 야단을 쳤다. 아버지한테 찾아가서 울고불고 난리를 부렸다. 그랬던 사람이 지금 대통령이다. 우습다”라고 설명했다.

JP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에 대해 “둘이 뭐하려고 접촉하지는 알 턱이 없다. 알려고 하지도 않고. 어쨌든 최태민이 혈맹이니까 뭐 좀 부탁도 하고, 뒤에 가서는 박근혜 추켜대고 뭐 해주고 하니까…”라고 말했다.

JP는 항간에 떠돌던 소문도 해명했다. ‘전에 JP가 (박 대통령이) 최태민 애가 있으면서 무슨 정치를 하려고 하냐고 했다는 얘기가 인터넷에 떠돈다. 사실이냐’는 질문에 그는 “무슨 말이냐. 내가 그런 말을 할 리가 있나. 하여튼 당시 최태민은 늙어서 애를 못 만든다. 활동할 때 이미 70세가 넘었으니 불가능하다”며 그런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JP는 박 대통령에게 조언을 부탁하는 질문에는 “나를 개똥으로 안다. ‘네까짓 게 나이나 먹었지 뭘 아느냐’ 그 정도다. 저보다 더 잘 알고 더 경험을 가지고 나라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는 생각이니 어쩌겠나. 막상 의지하고 도와줄 사람은 나밖에 없을 텐데도 그런다”고 말했다.

JP는 지난 2015년 아내 박영옥 여사가 별세했을 당시 박 대통령과의 만남도 언급했다. 그는 “잠깐 묵념을 하더니 내가 이쪽 방에 있었는데 말을 안 했다. 그냥 와서 나를 보고는 앉았다가 갔다. 한 마디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다. 저 혼자만 똑똑하고 나머지는 다 병신들”이라고 강도 높게 박 대통령을 비난했다.

JP는 차기 대선 주자들에 대한 언급도 했다. 그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두고 “인간 안철수는 괜찮다. 담백하고 솔직하다. 정계 흐름을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며 호평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구렁이가 몇 마리 들어있는 사람이다. 반기문이 와서 나가겠다고 하면 내가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전 총리는 “세계 정부에서 10년 동안 심부름한 사람 아닌가. 보통 사람이 못 가진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이 해 보겠다 하면 도와주는 것이 순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JP는 안 전 대표와 반 사무총장이 동시에 대선 출마를 선언하게 됐을 경우 안 전 대표가 양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안철수는 지금 순수하다. 저보다 나은 사람이 나가면 그만둘 사람이다. 서울시장도 양보하지 않았냐. 도리를 찾아서 판단하더라. 안철수는 반기문이 나온다고 하면 도와줄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의견을 밝혔다.

JP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두고는 “이름 그대로 문제”라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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