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면세점의 모습<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지난해 ‘특허권 대전’을 거쳐 서울에 새로 들어선 신규 면세점 5곳이 모두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신규면세점 사업자들이 공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영업에 들어간 여의도 갤러리아면세점63(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은 올해 들어 9월까지 1934억원의 매출에 305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영업이익률이 -16%에 불과한 상태다. 특히 한화갤러리아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17%(매출 780억원, 영업손실 131억원)로 더 떨어졌다.

지난 2월 15일 서울 인사동에서 개점한 SM면세점(하나투어)의 수익성도 심각한 수준이다.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손실이 각각 711억원, 208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9%를 기록했다.

지난 5월 20일 영업을 시작한 동대문 두타면세점(두산)은 아예 3분기 실적 공시를 하지 않았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공개한 면세점 매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두타면세점의 매출은 104억원, 영업손실은 16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5월 18일 문을 연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의 경우 개장 후 9월 말까지 4개월 10일여 동안 121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하지만 372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이 발생돼 영업이익률이 -30%에 머물렀다.

5개사 중 그나마 흑자 가능성이 있는 곳은 용산 HDC면세점(현대산업개발-신라호텔 합작사)로 지목된다. 지난해 12월 24일 영업을 시작한 HDC면세점은 올해 1~9월 2287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167억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영업이익률은 -7% 수준이다. HDC신라면세점 측은 3분기(매출 1056억원, 영업손실 51억원)에도 적자를 냈지만 영업이익률이 -5%로 계속 높아지는 추세기 때문에 내년 초에는 월 단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나머지 4개사는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업계가 고객유치에 투입하는 비용이 매출 증가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내년 또한 경쟁이 격화되고 비용이 더욱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신규면세점이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면세점 숫자가 늘어나면서 그에 따라 수익성을 잃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내달 초 연말 신규 사업자가 추가로 늘어날 예정인 만큼 당분간 면세점 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진단을 내리고 있다.

현재 관세청은 내달 초 대기업 3곳, 중소·중견기업 한곳 등 총 4개 특허를 새로 부여할 계획이다. 대기업 중에서는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신세계, SK네트웍스, HDC신라 등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규면세점들은 사업 안정화 국면에 진입하기 위해, 기존 영업점들은 시장 우위를 유지하게 위해 단기 경쟁 심화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갖춘 사업자 위주로 산업이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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