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분식회계추방연대 대표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와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분식회계 방지를 위한 법안 발의와 새로운 제도 검토가 진행 중에 있다. 논의 되는 일부 방안들은 심각한 문제를 포함하고 있어서 이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우선적으로 제시한다.

분식회계로 회계법인 임원이 구속된 것은 충격이다. 그런데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사과도 안 한다. 이게 남의 일인가?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와 관련하여 안진회계법인의 전 임원이 구속되는 기사를 보고도 입을 다물고만 있다. 과연 이것이 제대로 된 단체인가? 잘못이 있으면 사과를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아니면 그것이 잘한 일이라고 자랑하던가 또는 뭐라고 변명이라도 해야 할 일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구태여 하는가 하면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돈만 밝히는 헛소리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점을 말하기 위함이다배부른 협력자란 말은 있어도 배부른 비평가란 말이 없듯이배가 불러야 회계감사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가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모든 일에는 선후가 있다. “먼저 사과해야만 방지대책을 논할 자격이 있다.” 이를 말하기 위하여 앞에서 예를 들어 설명을 한 것이다즉 분식회계 대책으로 무엇이 좋은가를 논하기 전에 공인회계사회장의 사과가 최우선 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므로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엉터리용역 의뢰를 취소하고 투자자와 채권자 즉 국민 앞에 사과부터 하라그리고 무엇이 회계법인과 회계사를 분식회계 및 회계사기를 방조 또는 동조하게 만드는 진정한 사유인가를 제대로 말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대책을 검토하면 해결방안이 있다그러나 지금처럼 회계법인의 잘못을 숨기고이것을 오히려 회계감사 보수를 인상하기 위한 기회로 활용할 생각이라면 대한민국을 분식회계 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수법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이미 대한민국은 2016년 IMD평가에서 기업효율성이 25위에서 48위로 추락하였으며그 중에서도 경영관행이라고 표현된 기업의 투명성이 61개국 중에서 맨 꼴찌를 하고 있다이것이 진정 창피하지 않은가기업은 원래 그렇다 하더라도 회계법인과 감독기관은 도대체 뭘 하고 있었던 것인가?

사정이 이러한데도 회계업계의 모든 문제는 낮은 보수에서 시작된다라는 이상한 논리를 계속 주장할 것인가이 주장 즉 감사보수를 인상하면 분식회계와 회계사기가 근절될 수 있다” 가 잘못된 것임을 보여주는 사례를 먼저 살펴보자.

대우조선해양이 2007년에 회계법인을 선정하기 위하여 견적을 받았다그랬더니 삼정KPMG가 2.9억원을 제시하였고, EY한영이 2.5억원영화회계법인이 1.5억원을 제시하였다만약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의 주장이 맞으면 대우조선해양은 당연히 영화회계법인을 선정하였어야 한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삼정KPMG를 선정하였다한국공인회계사회장의 주장이 잘못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감사보수보다 회계감사를 하는 방법이 더 중요한 선정요인이다이것을 대부분의 기업이나 회계법인이 잘 알고 있다다시 말하면 기업은 말랑말랑한 회계법인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2007년 삼정KPMG가 무슨 조건을 제시하였는가를 알 수는 없으나, 2008년에 대우조선해양이 파격적으로 큰 숫자의 손익을 발표한 점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외부의 전문가가 짐작할만한 수준의 감사방향을 제시하지 않았을까 라고 추정해볼 수가 있다.

그러므로 감사보수 최저한도법을 만들면 회계법인의 손익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기업의 분식회계 또는 회계사기를 못 본 척 하라는 요구를 거절할 수 없는 것은 지금이나 감사보수 최저한도법을 시행 후에나 변함이 없다.

왜냐하면 지금이나 저 법 시행 뒤에나 기업이 갑이고 회계법인이 을이라는 조건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면 어떻게 해야 기업이 을이 되고 회계법인이 갑이 될 수가 있을까?

아마도 독자는 미소를 지을 수도 있다. ‘그런 방법이 과연 있을까?’ 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말이다그것은 차차 생각하기로 하고 선 사과 후 대책이라는 것은 너무나 분명하다.

따라서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먼저 회계법인의 임원이 대우조선해양의 회계사기를 묵인 또는 방조를 하였다는 혐의로 구속된 사안에 대하여 사과를 먼저 하여야 한다.

다음에는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의 잘못된 판단이라는 제목으로 조금 더 상세하게 분식회계와 회계사기의 원인과 대책을 살펴보자.

김영태 분식회계추방연대 대표

2008년 현대자동차 미국 알라바마 공장 CFO, 2012년 현대자동차 재경사업부장, 2015년 현대엔지니어링 재경본부장 등을 지냈다. 2015년 11월에는 대우조선해양을 분식회계 혐의로 신고한 바 있다. 그 후 분식회계추방연대를 결성, 분식회계 근절활동을 추진 중이다. 저서로는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10개 기업의 분식회계 여부를 비교분석한 <과연 대우조선해양만 그럴까?>와 현대건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상세한 분석 및 분식회계와 주가하락으로 인한 피해에 관해 다룬 <분식회계 그 피해자들은 누구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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