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선거 종반 부인 힐러리와 심각한 갈등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선 기간 내내 힐러리와 그의 참모들로부터 무시를 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는 영국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힐러리와 빌이 제임스 코미 FBI국장의 재수사 선언과 관련해 서로 고성을 지르며 전화통화를 했을 때 나는 빌과 아칸소주 리틀록에 함께 있었다”며 “힐러리와 대화하는 동안 빌의 얼굴이 너무 빨개져 심장 발작이 걱정될 정도였다. 결국 빌은 분노를 찾지 못해 휴대폰을 아칸소강을 향해 집어던지기까지 했다”며 격앙된 당시 분위기를 묘사했다.

그는 “빌이 선거 기간 동안 힐러리 캠프에 경제문제를 핵심 정책으로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빌의 모든 불만은 존 포데스타 로비 무크 클린턴 캠프 선거대책본부장과 힐러리가 경제 문제에 소홀한 채 노동자 계층의 영향력을 경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캠프 최고위 인사들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감정을 느끼면서 갈등을 겪어 왔다”고 전했다.

빌의 측근 인사는 또 “트럼프의 약점에 대한 계속된 공격은 힐러리 캠프 직원들과 언론을 행복하게 만들었을지 모르나 정작 유권자들, 특히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유권자들에게 먹힐 메시지는 아니었다”며 “빌이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노동자들이 느기는 고통을 함께 느끼며 유세를 펼쳤다면, 힐러리는 백인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아무런 대안 없이 그저 트럼프에 분노하고 있다는 인상만 줬다”고 지적했다.

빌의 측근은 “힐러리에 대한 빌의 분노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은 빌이 선거기간 내내 힐러리 참모들에 의해 한쪽으로 밀려나 있었다는 점”이라며 “빌은 자신의 조언을 전혀 듣지 않은 채 ‘시대착오적’이라고 무시하는 힐러리와 연락도 하지 않았다. 막판에는 힐러리가 빌의 모든 말을 무시해 사실상 빌이 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빌보다 선거를 잘 아는 정치인이 또 있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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