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두산밥캣 홈페이지 캡처>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 두산밥캣이 18일 코스피시장에 상장됐다. 두산밥캣은 공모가를 웃돌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18일 오전 9시 2분 공모가 3만원보다 20% 오른 3만6000원에 거래가 시작됐다. 9시 21분 두산밥캣의 주가는 시작가보다 2.22%(800원) 오른 3만6800원에 거래됐다.

두산밥캣은 소형건설기계 전문업체로 북미와 유럽지역에서 50여년간 발판을 다져온 업체다. 두산그룹이 2007년 잉거솔랜드로부터 밥캣을 인수했다. 인수대금은 49억 달러(약 5조7000억원)으로, 장부가치보다 많아 주목을 끌기도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밥켓 인수로 세계 건설중장비업계 순위 19위에서 7위로 수직 상승하며 건설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국내 건설 경기 및 해외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며 그룹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두산밥캣 인수를 위해 무리하게 끌어들였던 차입금의 막대한 이자 부담으로 두산인프라코어까지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지난 3분기 기준으로 두산그룹의 차입금 수준은 10조원에 육박한다.

돌파구는 증시에 상장하는 것이었다. 올해 3월 두산그룹 회장에 취임한 박정원 회장은 두산밥캣 상장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상장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겠다는 의도였다.

두산밥캣은 상장을 앞두고 공모 희망단가를 1주당 4만1000~5만원으로 잡고 수요예측을 했으나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 실패했다. 이후 공모가를 3만원으로 낮췄다. 행운도 따랐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것. 트럼프 당선인의 건설 인프라 투자가 시장의 주목을 받자 밥켓은 ‘트럼프 수혜주’로 급부상했다, 일반공모 청약 미달로 나온 429만주 가량의 실권주를 기관들이 앞다퉈 사들인 것.

상장 후 두산밥캣의 대주주는 두산인프라코어로 지분율 59.3%이며 두산엔진은 10.6%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켓은 미국 주택경기 호전과 인프라 투자 가능성에 힘입어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 다만 미국 컴팩시장 규모가 지난해 10만9000대로 향후 성장둔화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상장 후 적정가치는 4만2000원으로, 공모가 기준으로 40% 상승여력이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상장으로 25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5500억원을 갚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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