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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달러 강세에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 확산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아시아 주요 수출국의 통화가치 대비 달러화 가치가 폭등하면서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올해 들어 이미 두 차례나 환율관찰 대상국에 올라있어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21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대비 달러화 환율은 지난해 11월 30일(유로당 1.056달러)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유로당 1.06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지난 2주 동안에만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4% 추락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2002년 12월 이후 14년 만에 유로·달러 패리티(등가) 시대가 도래 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아시아 통화 가치도 일제히 떨어졌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대선 전 달러당 1,134원에서 지난 주말 1,183원으로 4.3% 떨어졌다. 달러화 대비 중국 위안화 가치도 8년 반 만에 최저로 떨어졌고, 일본 엔화 가치도 5개월 반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환율관찰대상국에 올라있는 한국과 중국, 일본 외환 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이나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통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미국이 아시아 국가들을 환율조작국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환율보고서에 따르면 한중일 3국은 독일, 대만, 스위스와 함께 1개 이상 요건을 충족한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 재무부 추산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중국의 대미무역흑자는 3천561억 달러, 일본은 676억 달러, 한국은 302억 달러다.

게다가 트럼프는 취임 후 100일 동안 우선적으로 추진할 과제에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을 포함했고,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45%의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는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도 아시아 국가들의 대미 무역흑자를 지속해서 문제 삼았다.

문제는 중국이 환율조작국 판정을 받으면 우리나라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란 점이다. 지난달 한국이 환율조작국 요건 3개 가운데 ‘대미 흑자 200억 달러 초과’와 ‘국내총생산 대비 경상흑자 3% 초과’ 두 개 기준에 적용된 반면, 중국은 한국보다 하나 적은 ‘대미 흑자’ 요건에만 적용됐다. 이는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한국이 빠져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의 근거가 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해 본격적인 통상압력을 가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우리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중국의 경우 자유로운 외환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아 트럼프 정부가 중국의 통상·환율 정책을 타겟으로 삼은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이 확산될 경우 그 사이에 낀 한국도 피해를 볼 여지가 많다. 자연스러운 환율 변동에 관해서는 문제 삼지 않도록 미국 정부를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은 우리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2배 이상 늘어난 데 주목하고 있다”며 “미국이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여기에 미·중의 환율전쟁으로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될 경우 우리나라에 경제위기가 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김 교수는 “미·중의 환율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대미 수입을 늘려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를 줄이고 △수출시장 다변화로 현재 26%에 달하는 대중 수출의존도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종합무역법·교역촉진법에 따라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주요 교역국의 경제·환율정책에 대한 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한다. △현저한 대미 무역흑자(현재 기준 대미 흑자 200억달러 초과) △상당한 경상흑자(GDP 대비 경상흑자 3% 초과) △지속적 일방향 시장 개입(GDP 대비 순매수 2% 초과) 세 가지 요건에 해당될 경우 환율조작국(심층분석 대상국)에 지정되며, 1년간 환율 절상 노력 등을 하지 않으면 미국 조달시장 참여 금지 등 다양한 무역 제재를 받게 된다.

허창수 기자  invitation101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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