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하고 옥죄는데 영업활동 쉽지 않아…‘울상’
리베이트 쌍벌제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그 여파가 제약사들의 실적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단속 강화로 인해 제약 영업 환경이 열악해짐에 따라, 제약사들의 1분기 실적 부진은 다소 예상됐었던 결과다.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상위권 제약사들의 부진 속에 코스닥 상장 제약사들의 영업실적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쌍벌제 여파가 심각하다. 제약사들은 1분기 부진에 더욱 움츠려들고 있는 모양새다. 기존의 불법 영업 방식을 지양하고 정도대로 지켜나가려고 하면서도, 당국의 지나친 감시 활동에 대한 불만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대로는 영업 활동이 힘들 수밖에 없고, 이는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제약사들의 경영 위기를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영업이익 늘어도
당기순이익 적게 늘어
증권가와 제약업계에서는 이미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되기 시작한 지난 해 연말부터 제약사들의 1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을 내놓았었다. 쌍벌제로 인해 제약사 영업 직원들의 영업환경이 힘들어질 것이고, 이것이 곧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33개 제약사의 1분기 영업실적들을 분석해 보면, 3월 결산 제약업체 집계를 제외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8%와 20.5%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한 업체는 녹십자, 우리들제약 등 8개 사다. 녹십자 -45.5%, 우리들제약 -33.8%, 태평양제약 -25,6%, 슈넬생명과학 -9.7%, JW중외제약 -4.1%, 한올바이오파마 -3.4%, 영진약품 -15% 등이 순서대로 매출 감소를 보였다.
영업이익이 증가해도 전년 동기에 비해 당기순이익 증가가 적은 경우도 많다.
동아제약, 대웅제약, 유한양행, 녹십자, 제일약품, JW중외제약, 종근당 등 1분기에 매출 1,000억원이상을 올린 제약사 중 제일약품의 영업이익이 40% 이상 증가하고, 종근당은 28.5%, 동아제약은 5.5%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지만, 이들 상위권 제약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12.8%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들어 중외제약에서 회사명을 변경한 JW중외제약은 부진이 특히 두드러졌다. JW중외제약은 매출이 4.1%, 영업이익 42.4%, 순이익은 73.9%가 각각 줄어 울상을 지었다.
태평양제약과 삼일제약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33개 제약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5.7% 늘어나 그나마 위안이 됐다는 분석이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제약기업 중, 1분기에 매출 1,000억원 이상을 올린 상위업체들의 부진이 더욱 두드러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신종플루 특수가 소멸돼 매출이 급감한 녹십자를 제외한다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지난해 8월 기업분할 한 한미약품은 집계에서 제외)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중 1분기에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0% 이상 증가한 업체는 명문제약, 동성제약 등 8개사로 알려졌다.
명문제약은 전년 동기대비 23.9%의 고성장을 기록했으며, 동성제약 21.9%, 동화약품 19.8%, 삼성제약 17.3%, 근화제약 15.9%, 삼진제약 14.5%, 유나이티드제약 14%, 종근당바이오 11.8% 등의 순이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00% 이상 증가한 업체는 7개사로, 영진약품은 전년동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으며 근화제약 357.5%, 동성제약 344.7%, 동화약품 236.7%, 슈넬생명과학 140.9%, 일동제약 125.3%, 명문제약 113.7% 증가했다.
코스닥 상장사는 호조
코스피 상장 제약사들의 부진과는 달리 코스탁에 상장된 18개 제약사들은 영업실적이 상대적으로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제약사들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5% 성장하고, 영업이익도 26% 늘어나는 등 호조를 보였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 코스피 상장기업 중 비이넥스는 전년 동기 48%의 고성장을 기록했으며, 서울제약 23.2%, 안국약품 19.9% 대한약품 19.8% 등이 순서대로 그 뒤를 이었다.
한편 경남제약(-18.5%), 신일제약(-13.7%), 대화제약(-1.4%) 등 3개사는 코스피 상장 기업 중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감소한 업체에 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