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기반 음악 스트리밍 비트가 30일 음원서비스를 종료했다. 비트를 개발 운영해온 비트패킹컴퍼니는 지난달 1일 투자사와 주주들이 모여 청산에 합의한 후 청산 절차를 밟아왔다. 2013년 4월 첫 서비스를 시작한지 3년 만이다.

비트는 500만곡 무료 국민음악 앱을 목표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펼쳐 출시 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600만 회원 돌파와 2년 연속 구글 플레이 ‘올해의 앱’에 선정되는 등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사업 초기만 해도 비트는 세계 1위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인 스포티파이의 한국형 모델로 주목받았다. 2013년 본엔젤벤처파트너스와 네이버로부터 총 5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작했다. 지난해에는 3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와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기도 했다.

비트의 실패는 수익 창출에 기인한다. 600만 회원 돌파에도 다른 음원 서비스 대비 2배에 가까운 저작권료를 지불했다. 광고를 수익 모델로 삼고 장기전을 모색했으나 지출이 수입보다 많은 구조를 견디기 어려웠다. 회원들의 유료 전환 실패도 자금난을 가중시켰다.

비트패킹컴퍼니 관계자는 “추가 투자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자금 부족으로 인해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고, 회사도 정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트 유료 콘텐츠 사용자들은 네이버 뮤직에 흡수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비트 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음원 서비스에 야심차게 진출했으나 실패했다. 삼성전자는 9월22일 음원스트리밍 서비스 ‘밀크 뮤직’ 사업을 부분 철수했다.  삼성전자 밀크 뮤직은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지난 2014년 3월부터 시작된 서비스다. 미국을 시작으로 한국, 중국,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서 서비스됐다. 하지만 올 4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서비스를 중단한 후9월 미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현재 밀크 뮤직 서비스는 한국과 중국, 말레이시아 등 3개국에서만 제공된다.

삼성전자 밀크 뮤직 서비스 역시 처음에는 무료로 음원을 제공했다. 하지만 음악저작권협회의 이의를 받아 들여 스마트폰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지난 7월 20일 유료로 전환했다. 그 과정에서 삼성은 공지 없이 유료 서비스를 개시해 이용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삼성은 밀크를 전면 유료화 이후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업데이트에 따른 음원재생 중 끊김 현상이 발생하면서 이용자들의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라디오 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음원 서비스에서 기존 월 5000원 구매 외에 음원 다운로드(곡당 700원) 기능을 추가하고 사용자가 음원을 선별해 모아듣는 ‘마이 스테이션’도 스트리밍 이용권을 구매하게 했다. 기존 무료 이용자들은 ’사용하는 메리트가 떨어졌다‘ ‘음원이 자꾸 끊긴다’. ‘바로 재생이 되지 않는다’ 등의 불만을 제기하며 상당수 회원이 떨어져나갔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도 허영인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부사장이 진두지휘해 음원 서비스 사업에 진출했다. SPC는 2013년 12월 벅스 뮤직과 손잡고 온라인 음원 사업인 ‘헬륨 서비스’를 선보였다. SPC헬륨 서비스는 국내 온라인 음원서비스 시장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멜론’, ‘지니’, ‘벅스뮤직’에 이은 뒤늦은 진출로 신규 회원 확보가 쉽지 않았다.

SPC의 음원 서비스 진출은 당시 파리바게뜨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자 신규 사업 확장을 위한 차원으로 해석됐다. SPC는 당시 1600만명에 이르는 ‘해피포인트’ 회원을 기반으로 온라인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올리고자 했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온라인 음원 서비스 사업은 녹록치 않았다. 해피포인트 회원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도 SPC의 ‘헬륨’ 서비스를 인지하지 못했다. 결국 사업 진출 9개월만인 2014년 9월 서비스 종료를 알리는 공고문을 홈페이지에 띄웠다.

기업들의 온라인 음원 사업 실패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기존 회원을 이용한 마케팅 효과를 기대해 음원 서비스 사업에 진출하지만 기대만큼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 고객들은 새로운 업체로 갈아타기보다 기존 업체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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