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이코노미스트>

[월요신문 김윤진 기자] 외신들이 최순실게이트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인 사임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주요 외신들은 그동안 한국의 촛불 집회에 대해 객관적인 보도 자세를 유지해왔으나 대통령의 사임을 직접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일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박근혜는 왜 사임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박 대통령은 몇 달 동안 표류하고 있는 나라에 더 이상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다. 박 대통령이 국회에 퇴진 조건을 정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결국 고통만 연장시키는 지연 전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불과 4%로, 한국인은 박 대통령의 유, 무죄를 떠나 질려버렸다. 박 대통령이 지금 같은 재앙에서 벗어날 길은 없지만, 서커스를 끝내면 약간의 품위는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AFP통신은 “3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나온 한 시민은 ‘더 이상 박 대통령이나 새누리당 말을 한마디도 믿지 않는다. 대통령이 법을 존중하지 않는데 어떻게 자녀들에게 법을 존중하라고 말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며 “박 대통령의 ‘4월 퇴진’도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을 달래지 못할 것이다. 박 대통령이 5년의 임기를 마치지 못한 첫 대통령이 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 AP통신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 일부는 몇 시간동안이나 청와대 근처에서 박 대통령 ‘사임’을 넘어 ‘체포하라’고 외쳤다. 시민들은 청와대와 100m 떨어진 좁은 골목길까지 진격해 박 대통령의 퇴진을 필사적으로 요구했다”고 전했다.

일본 NHK는 “1987년 이후 최대 규모가 모였다. (광화문 집회 현장에서) 참가자들은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 ‘탄핵에 찬성하지 않으면 여당도 해산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며 “박 대통령과 여당이 국민들의 목소리에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관심이 집중된다”고 전했다.

한국의 현 상황에 외신들이 주목하는 이유에 대해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언론학)는 “대통령이 신뢰를 상실한 상태에서 국민의 뜻으로 민주 질서를 회복하는 게 옳다는 시각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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