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주호영,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상시국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표 대결 양상이 본격화되는 형국이다.

탄핵안 가결을 위해선 재적의원 300명의 3분의 2인 200명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탄핵에 찬성하는 야3당과 무소속은 172석으로 탄핵안 처리를 위해서 새누리당에서 28표가 필요하다. 9일 표결 결과 탄핵안은 통과될까 부결될까. 통과할 경우 찬성표는 얼마나 나올까. 새누리당 의원들의 발언을 토대로 예상 시나리오를 전망해봤다.

201표

지난 29일 제3차 대국민담화 이후 흔들렸던 비박계 주축 비상시국위원회는 지난 4일 탄핵표결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 황영철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일단 오늘(4일) 참석한 29명은 표결에 동참하기로 했다. 비상시국위는 탄핵안 가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의원은 김무성 유승민 정병국 심재철 김성태 이종구 장제원 권성동 주호영 김재경 정용기 정양석 이혜훈 유의동 이학재 김학용 오신환 김영우 박인숙 이은재 하태경 김현아 황영철 김세연 등 총 29명이다. 김현아 의원만 초선이다.

황 의원의 발언대로 29명이 찬성표를 던진다면 탄핵안은 가까스로 가결된다. 황 의원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6명의 의원이 추가로 동참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215표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은 6일 “새누리당 내 초선의원 46명 중 1/3 정도가 민심을 하늘 같이 알고 섬기자는 의견이다. 이 가운데 친박계는 2명”이라고 밝혔다.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하는 김현아 의원을 제외하면 14명의 의원이 촛불민심에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다.

정 의원은 “구체적으로 탄핵 찬성 혹은 반대의 문제는 다시 토론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지만 14명이 탄핵 찬성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초선의원 모임 간사를 맡고 있는 정 의원이 이들을 설득하겠다고 나섰기 때문. 지난 5일, 정 의원은 전북도의회에서 “초선의원 대표간사로서 다른 초선 의원들이 탄핵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설득에 나서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지상욱 의원은 "다른 동료의원들도 개별적인 정치적 소신이 있는데 마치 내가 설득해서 유도하겠다고 하는 것은 동료의원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항의했지만 정 의원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은 “당의 제재를 받더라도 소신대로 가겠다”며 탄핵에 찬성하고 있다.

정 의원의 주장대로 초선의원 14명이 탄핵 대열에 동참한다면 찬성표는 비상시국위 29명에 더해 215명이 된다.

236표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5일 “9일 탄핵안 표결에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참여해 개별 헌법기관으로서 양심에 따라 투표해야 한다. 이정현 대표도 자유투표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비상시국위원회 소속 김재경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자유투표가 확정되면 비상시국위 참여 의원 40명 외에 친박계 의원 20명 가량이 찬성할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새누리당 의원 128명 중 절반은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탄핵 가결에 키를 쥐고 있던 비박계 비상시국위가 탄핵 동참 의견을 명확히 하면서 무게 중심이 탄핵 찬성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이 같은 기류는 중립 성향 의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이철규 의원이다. 이 의원은 탄핵 찬반을 묻는 지역구 주민 여론조사를 실시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중립 성향의 의원 일부가 탄핵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친박계도 흔들리고 있다. 친박계 박덕흠(재선), 정유섭·김현아(초선) 의원은 탄핵 찬성으로 분류되고 있는 가운데 친박계 중진 이철우 의원은 “국회에 탄핵안이 발의된 이상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 그간 개인적으로는 ‘질서 있는 퇴진’과 ‘개헌’을 위해 노력했지만 대통령 탄핵 이후 정국 수습방안을 국회가 논의할 때”라고 밝혔다.

친박계 한 중진의원은 “탄핵 반대 세력으로 찍히면 죽는다는 광풍이 부는 상황에서 탄핵 가결은 점점 상수가 되는 것 같다"고 했고, 친박계 한 초선의원은 ”이미 정치적으로 끝난 박 대통령을 지키려다가 국민 여론에 깔려 죽을 순 없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이들이 상황 논리에 따라 찬성 표를 던질 경우 최대 236표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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