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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라이프 이주혁 대표 돌연 사임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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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혁 현대라이프 대표, 출처=다음 캡처>

이주혁 현대라이프생명보험 대표가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6일 현대라이프생명 임직원들에게 오는 31일까지만 대표 업무를 수행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014년 10월 대표이사에 임명된 뒤 지난 9월 한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사회에서 연임이 승인된 지 석 달 만에 갑작스레 사임 의사를 밝혀 배경이 주목을 끈다.

현대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정상에 있을 때 물러나는 것이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판단에서 용퇴를 결심하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뜻이면 지난 9월 이사회에서 용퇴 뜻을 밝히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연임 석 달만에 사임한 것은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현대라이프생명 관계자는 “회사가 2017년부터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결심한 것으로 안다. 대표이사 부임 후 회사를 어느 정도 반석에 올려놓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해석은 좀 다르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경영권 강화 차원에서 이주혁 대표가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맞물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다른 사람이 가져간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 말이 나오는 배경은 현대라이프생명의 지난 5년 험난했던 과정에서 찾아진다.

현대차그룹은 2011년 10월 녹십자생명 인수를 통해 생명보험 시장에 진출했다. 금융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차별화된 보험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였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금융소비(할부금융, 카드)에서 투자(증권)와 저축(생명)까지 금융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그 중심에 정태영 부회장이 있었다.

현대라이프 출범을 진두지휘한 인사는 정태영 부회장이다. 정부회장은 현대라이프 출범 후 현대카드에서 수익을 거둔 마케팅 기업을 보험상품에 접목시킨 상품을 내놨다. 결과는 신통치 못했다.

현대라이프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대졸 설계사 조직 YGP(Young Generation Planner)도 존폐 기로에 섰다. 이는 정태영 부회장이 새로운 형태의 보험영업을 시도하기 위해 지난 2013년 2월 도입했으나 올해까지 실제 전환자는 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 부회장의 열성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대라이프생명은 적자가 지속됐다.

현대라이프는 재무구조가 나빠지자 2012년 말, 2014년 6월 각각 1000억원 유상증자로 자본금 2000억원을 확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무건전성은 계속해서 나빠졌다. 당초 기대했던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이 자동차금융으로 시너지를 얻은 것과 달리 현대라이프는 생보사로서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엔지니어링의 퇴직연금을 얻어냈으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정도는 아니었다. 저조한 실적이 이어지면서 회사 자산 건전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인수 당시 3조2354억원이던 총자산은 지난 2015년 1분기 5조727억원으로 늘어난 반면 시장점유율(일반계정 수입보험료 기준)은 기존 1.45%에서 지난해 1분기 1.07%로 떨어졌다. 위험가중자산(2조2868억 원)은 총자산 중 절반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1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128억원 손실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7.48%로 2014년 동기 대비1.79%포인트 악화됐다. 총자산수익률(ROA) -1.03%, 자기자본수익률(ROE) -26.76%로 주요 수익성 지표들이 마이너스에 그쳤다. 지급여력비율(RBC)은 금융감독원 권고 기준(150%)을 한참 밑돌아 2014년 151.9%에서 2015년 1분기 134.5%까지 내려갔다.

이런 적자 구조를 타파한 인사가 이주혁 대표다. 2014년 10월 현대라이프생명 이사회는 이주혁 전 현대카드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이때부터 이 대표의 경영개선 노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이 대표는 회사 자산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2015년 푸본생명과 제휴를 맺었다. 푸본생명은 지난해 9월 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현대라이프 투자 승인을 받고 한국 금융당국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2200억원을 투자했다. 이때부터 현대라이프생명은 자산운용과 상품 개발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48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손실 870억원과 비교해 손실 폭을 줄였다. 부채비율 또한 2015년 상반기 2415%를 상회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898%로 재무구조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

이주혁 대표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9월 이사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했다. 그리고 3개월 사임 의사를 밝힌다. 그것도 비공개다. 상식적으로 볼 때 의아한 조치다. 건강상 이유라면 납득이 가겠지만 이 대표는 건강에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에서는 이주혁 대표의 갑작스런 사임 표명이 정태영 부회장의 뜻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 캐피탈, 커머셜등 3개사 모두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다. 하지만 현대라이프생명만 기타비상무이사로 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대표의 퇴임은 정태영 부회장의 보험 분야 대표이사 등재를 통한 경영권 확보 차원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대라이프보험이 안정 궤도에 안착했다는 판단하에 정 부회장을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에 선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지분 구조도 주목할 대목이다. 현대커머셜이 현대라이프와 현대카드 지분을 갖고 있지만 현대커머셜의 지분 40.0%는 현대자동차가 갖고 있다. 금융계열사 정점에 현대자동차가 있고, 정몽구 현대차회장의 장남 정의선씨의 후계구도 작업이 한창이라 정태영 사장이 위기감을 느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윤정 기자  chy06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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