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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트럼프 차기 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정통성 시비에 휩싸였다.

지난 9일 워싱턴포스트(WP)는 “CIA는 총참모부 정보총국(GRU)과 연계된 러시아 해커 그룹이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 선거운동본부장이었던 존 포데스타와 민주당전국위원회(DNC) 관계자들의 이메일을 해킹해 위키리크스에 넘긴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CIA는 이 같은 내용을 지난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일부 상원의원에게 비밀리에 브리핑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CIA는 러시아가 트럼프 후보를 도우려는 확실한 의도를 갖고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브리핑에 참석한 한 상원의원의 말도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FBI는 CIA의 주장에 대해 “애매하고 불분명하다”며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핑을 보고 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을 심도 있게 조사해 내년 1월 퇴임 전까지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음모론”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12일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러시아와 CIA 카드를 사용하려고 했다면 어땠을지 상상해 보라, 그것은 음모론이라고 불렸을 것”이라며 “실제로 활동하는 해커를 잡지 못한다면, 누가 해킹을 했는지 규명하기도 어려워진다. 왜 선거 전에는 이런 일을 문제 삼지 않았냐”고 정보당국의 의혹제기에 의구심을 표했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설이 CIA에서 흘러나오자 미 의회는 즉각 행동에 나섰다. 지난 12일, 민주당 척 슈머 신임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잭 리드 상원의원,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 공화·민주 상원 의원 4명이 공동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 수사를 주장한데 이어 상·하원 수뇌부는 정보위 조사에 각각 나서겠다고 밝힌 것.

일단 상원 정보위 소속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민주당 척 슈머 차기 상원 원내대표는 위원회 조사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러시아는 공화당의 친구가 아니다. 상원 정보위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상원 정보위원회와 외교위원회, 군사위원회의 지도부가 참여하는 별도 특위를 구성해 러시아 대선개입의 영향과 의도에 대해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매케인 군사위원장은 “러시아가 우리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들이 특정 후보(트럼프를 지칭)가 당선되게 할 목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매케인 군사위원장은 “이번 문제는 당파적일 수 없다. 그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민주주의의 근간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라고 강조했다.

다른 의원들도 조사 촉구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상원 외교위 소속 랜드 폴 공화당 의원은 ABC방송에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제임스 랭크포드(공화), 클레어 맥캐스킬(민주) 상원 의원 역시 SNS를 통해 조사를 위한 초당적인 협력에 지지의사를 밝혔다.

한편, 미국 일부 선거인단은 12일 국가정보국(DNI)에 공식서한을 보내 “오는 19일 선거인단 투표 전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에 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요구했다. 서한에는 민주당 선거인단 9명과 공화당 소속 크리스토퍼 서프런 등 10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선거인단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선거캠프, 측근들이 러시아 정부의 선거 개입과 연관됐는지 알아보기 위한 수사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지 정보 당국으로부터 알길 원한다. 이번 사안은 우리가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에 적합한지 숙고하는데 직접적 영향을 줄 것"“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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