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발달로 이번 4∙11 국회의원 총선에서는 '투표율 70%'를 걸고 많은 유명인사들이 이색 공약을 내걸었고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정작 투표율이 70%에 못 미치면서 이들 공약을 볼 수는 없게 됐다.

투표율 70%는 얼핏 불가능한 수치로 보이기도 하지만, 달성한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년전 14대 총선을 포함하여 그 이전은 대부분 70%에서 80%의 투표율이었다. 이에 20년 만에 처음으로 70%대 투표율을 기록할 수 있느냐가 관심을 끌었으나 최종적으로 투표율을 끌어올리지는 못한 결과가 됐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최근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광화문 광장에서 후드티를 입고 티아라의 '롤리폴리' 춤을 추겠다"고 자신의 트위터에서 약속했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서울 강남을 후보도 꽁지머리에 빨간 염색을 하겠다고 했고 정세균 서울 종로 후보는 투표율이 60%를 달성하면 노란색 염색을 약속하기도 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영상에서 투표율이 70%를 넘을 경우 미니스커트를 입고 춤 추고 노래하겠다는 약속을 내놓았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노회찬 통합진보당 서울 노원을 후보와 함께 엘비스 프레슬리 복장을 하고 광화문광장에 나가기로 하기도 했다. 노 후보는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얼굴에 망사스타킹을 뒤집어쓰겠다"고 추가로 공약했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남해대교에서 번지점프를 한 번 더 할까요? 투표율 70% 쭈~욱 갑니다"라고 밝혔고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는 "투표율 65%를 넘으면 태백산 정상에서 팬티만 입고 인증샷을 날릴 것"이라고 했다. 최성 고양시장은 자택 인근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트위터에 인증샷을 올리며 "투표율 60%를 넘으면 호수공원에서 4월 중 꽃누드쇼(?)를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투표율 70%' 공약은 소설가 이외수씨가 장발을 버리고 스포츠 머리를 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시작됐다. 소설가 공지영씨도 아이유 코스프레를 약속했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도 트위터에 "이효리 '텐 미닛' 춤을 출 테야, 박선숙과 함께"라고 공약했고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총선에서 진보개혁 진영이 의회 다수파가 되면 망사스타킹을 신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보수 진영에서는 투표율 독려가 후진국 문화라며 비판을 내놓기도 해 눈살을 찌뿌리게 만들었다. 특히 보수논객인 변희재씨는 "투표율은 후진국일수록 높다"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나치 수준의 선동"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변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투표율 70% 넘으면 미니스커트 입겠다, 망사스타킹 신겠다, 이런 선동, 거의 나치 수준이죠"라는 글을 올렸다.

변씨의 말에 한 누리꾼이 "선동 당하는 것이 아니라 분노를 느끼고 이를 표출하는 것"이라고 반박하자 그는 "나폴레옹 지지한 프랑스 청년, 히틀러를 찍은 독일 청년, 김일성 지지한 북한 청년들도 아무도 선동 당했다 인정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변씨는 "개념 없이 투표하는 거야말로 민주주의의 가장 큰 위협"이라며 "친노어용 논객, 어용 매체, 어용 연예인들이 친노포털 이용해 나치 수준으로 투표 선동해도 꿋꿋이 투표하지 않는 60% 2030세대 청년들이 대한민국의 기둥"이라고도 주장했다.

이러한 변씨의 발언을 두고 가수 윤도현(40)은 "궤변론자들의 궤변은 과연 스스로 맞다고 생각하며 하는 말일까? 투표를 안 하는 젊은이가 이 나라의 기둥이라…. 정말 처음 듣는 말"이라며 변씨를 겨냥한 의미심장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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