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박종배 기자] 이철성 경찰청장은 5년 전 발생한 박근혜 대통령 5촌 살인사건에 대해 “의혹만으로는 재수사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19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당시 경찰 수사가 5촌 간 단순한 감정싸움에서 비롯한 살인사건으로 종결된 데 외압이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두고 "아무런 외압이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17일 방송을 통해 2011년 9월6일 새벽 서울 북한산 자락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박용철(당시 50세)·박용수(당시 52세)씨의 죽음을 2년여간 추적한 결과를 공개했다.

당시 경찰은 용수씨가 평소 감정이 좋지 않던 용철씨를 북한산 주차장에서 살해하고 산 중턱에서 목을 매 숨졌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방송은 자살을 시도한 용수씨가 굳이 새벽 시간에 3km 이상의 거리를 산행하고 죽음 직전 설사약을 먹은 점, 용철씨의 시체에 난 ㄱ자와 V자로 꺾여 있는 상해흔적은 평범한 사람이 하기 어려운 살해수법인 이유 등을 들어 경찰 수사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제작진은 북한산 용암문 입구 카운터기에 주목했다.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자동으로 출입한 사람 수를 알 수 있는 것이다. 확인 결과 사건 당일 새벽 5시에서 6시 사이에 3명이 출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산 인근 주민들은 밤 9시만 돼도 등산객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출입한 3명이 일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방송은 이 같은 여러 의문들을 제시하며 사건의 재수사를 촉구했다.

이 청장은 이와 관련, "경찰이 수사했을 때 피의자 옷 등에서 피해자 혈흔과 DNA가 나왔고 유서도 발견됐다"며 "피의자가 평소 주변인들에게 피해자를 만나면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많이 한 사실도 참고인 조사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시 외압을 행사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2014년 '정윤회 문건' 유출 당사자로 지목돼 검찰 조사 후 목숨을 끊은 최경락 경위 유족이 '최순실 게이트' 특검에 재수사를 요청한다는 말에 "지금은 그분이 자살한 동기 등에 대해 정확히 파악한 게 없다"며 "재수사를 요청하면 내용을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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