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 서울 노원갑에서 이노근 새누리당 후보의 50.1%에 44.2%의 지지율로 패해 낙선한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는 12일 "역사의 진전에 별 도움이 못된 터라 지지자 여러분에게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이 152석으로 단독 과반을 확보하는 등 야권이 패배한 선거에서 "새누리당 승리의 일등공신은 김용민이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관계자는 "노원지역이 서울 강북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은 곳인데 학부모들이 김 후보의 막말에 거부감을 느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막말 파문이 선거판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는 이전에도 있었다. 민주당 총선을 총지휘한 박선숙 사무총장은 최근 "김용민 변수가 충청·강원 지역에 꽤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 그의 말은 그대로 적중했다. 당의 다른 관계자는 "충청·강원 뿐 아니라 수도권 지역에서도 접전지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거들었다.

우려는 했지만 민주당은 사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막말 파문에 한명숙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안이하게 대처한 것이 큰 화를 불렀다"는 말이 나왔다. 당 관계자는 "김 후보의 막말은 여성들과 종교계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이었는데 지도부가 나꼼수만 의식해 대처에 실기했다"며 "'나꼼수'의 지지층이 많은 것도 사실이나  그 반대도 존재한다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 아니냐"라며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막말 파문이 노년층이 많은 농촌 지역에 특히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노인 비하발언이 가장 좋지 않았다는 분석이 많다. 한 전문가는 "인구 구성비로 장년층 이상 노인이 많은 충청·강원 지역에서 (막말 파문의) 영향이 증폭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같은 김용민 후보의 사죄를 두고 네티즌들은 "김용민은 새누리당 엑스멘", "이제와서 사죄라니 어이가 없다"라는 등의 비판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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