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시간이 없이 어디든 간편하게

사람이 받은 가장 큰 축복은 이족(二足)보행이다. 걷기는 건강 이전에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다. 일반적으로 현대인의 하루 걷는 양은 많아도 5,000보이고 활동량이 적은 경우에는 1,000보도 채 되지 않는다. 하루에 6,000보 정도만 걸어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그렇다면 걷기는 어디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으며 어떻게 걸어야 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걷기 운동은 노인들에게 뇌혈류를 개선시키고 혈압도 떨어지게 하는 작용을 하므로 더없이 좋은 운동이라고 한다.

1800년대 활동한 영국의 문호 찰스 디킨스는 "걸어라, 그래서 행복하라, 그리고 건강하라"고 하여 걷기의 중요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하루 30분 이상의 걷기 운동은 심장병에 걸릴 확률과 뇌졸중 발생률을 떨어뜨리고, 체내지방을 태워 체중 감소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여타 다른 운동과 같은 효과를 제공하며, 당뇨병과 퇴행성관절염, 노화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먼저 심장병은 운동이 부족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전형적인 질병이다.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좋지만, 심장병이 있는 사람이라면, 걷기 운동이 치료에 효과가 있으므로 매일 걷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걷기는 당뇨병을 예방한다. 하루 30분을 활기차게 걸으면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고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게 걷기가 약물 처방보다 2배의 치료 효과가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튜로대학 미하엘라 타나세스쿠 박사는 미국심장학회 학술지에서 성인 당뇨병 환자 중 규칙적인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오래 살며, 특히 당뇨병 환자가 걸리기 쉬운 심장병 발병률이 낮다고 밝혔다.

또한 걷기는 고혈압과 동맥경화, 콜레스테롤의 상승을 억제하여 뇌혈관질환의 발생을 낮춰 준다. 1주일에 20시간 정도를 걸은 사람은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40%나 감소한다.

그 외에도 걷기는 체지방 감소에 가장 효과적인 운동이다. 미국의 한 연구팀이 뛰기, 자전거 타기, 걷기를 각각 1회 30분, 주 3회씩 20주간 실시한 뒤 체지방 감소율을 조사한 결과 걷기가 13.4%의 체지방을 감소시킨 반면 뛰기는 6%, 자전거 타기는 5.7%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걸을 시간이 없다" "바쁘다" 등을 핑계로 걷지 않는다. 걷기 운동은 따로 운동할 시간을 낼 수 없는 사람, 집안일과 직장 일을 병행해야 하는 여성 등이 시간과 복장이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우선 목표를 설정한다. 바쁜 직장인의 경우 하루 30분 이상 걷거나, 그렇지 못할 때에는 하루에 걷는 총 양이 30분 이상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걸음을 축 늘어지거나 힘이 없는 걸음이 아니라 양팔을 흔들며 걷는 활기찬 걸음이어야 하며, 아침과 저녁 출퇴근 시간, 업무시간, 점심 시간 등 걷기 가능한 모든 시간을 동원하면 된다.

걷기 운동을 하는 첫날은 아침에 30분 정도 일찍 일어나서 그 시간만큼 걸어보자. 시간적인 여유가 없을 때는 출퇴근 시간이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까지 걷거나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30분 정도 걷기를 해보자.
속도는 보통 속도와 바쁜 속도를 번갈아 가며 걷고, 일주일 중 하루는 1시간 정도 오래 걷기를 하자. 2∼5주 째에는 매일 30분씩 걷되 점점 속도를 높이고, 운동 시 저항력을 높일 수 있도록 모래나 진흙 위를 걸어보는 것도 좋다. 6주 이후에는 걷기 운동이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루나 이틀은 한 시간가량 오래 걷기를 하며 걷는 운동을 생활화하자.

한편 걷기 운동이 노인들의 뇌혈류를 크게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텍사스 기독교병원 운동-환경의학연구소의 장롱(Rong Zhang) 박사는 노인들이 규칙적으로 걷기 운동을 하면 심장에서 뇌로 공급되는 혈류가 증가하는 한편 혈압도 떨어진다고 밝힌 것이다.

장 박사는 60세 이상 여성 16명에게 30∼50분씩 매주 3∼4번 걷기 운동을 하게 하고 3개월 후 혈액을 뇌에 공급하는 좌우내경동맥의 혈류량을 도플러초음파로(doppler ultrasonography)로 측정한 결과 최대 산소 섭취량이 걷기 운동 시작 전에 비해 평균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 좌경동맥은 15%, 우경동맥은 11% 각각 증가했다. 최대산소섭취량이란 우리 몸이 운동 중 산소를 운반하고 사용할 수 있는 최대능력을 말한다. 이들은 또 혈압이 평균 4% 떨어지고 심박수도 약 5% 줄었다.

그동안은 규칙적 운동이 노인들의 뇌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많은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지만 그 이유는 분명치 않았는데 이 결과는 뇌혈류 증가가 뇌기능 개선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다.

혈류가 개선되면 두 가지 효과가 나타나는데 하나는 뇌 건강에 없어서는 안 되는 산소, 포도당 등 영양소의 공급량이 늘어나고 또 하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같은 뇌혈관으로 방출되는 대사폐기물이 제대로 처리된다는 것이 장 박사의 설명이다.

자료제공 : 보건복지부 따스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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