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성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부속비서관. <사진출처=포커스뉴스>

[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돌연 입장을 바꿨다. 지난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한다고 밝혔지만 29일 2차 기일에서는 박 대통령과의 공모 혐의를 부인한 것.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29일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정 전 비서관 변호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받거나 공모했다는 부분은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 부인한다"고 밝혔다.

정 전 비서관 변호인은 문건 유출 혐의도 해당 태블릿 PC가 최 씨의 것이라는 전제 하에서 인정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검찰은 정 전 비서관에게 최씨의 태블릿 PC라는 걸 전제로 질문했고, 정 전 비서관도 2012년 대선 캠프에서 최씨와 이메일을 일부 공유한 적이 있어서 '최씨 PC가 맞고, 거기에서 문서가 나왔다면 자기가 전달한 게 맞다'고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JTBC가 해당 PC를 적법하게 입수했는지, PC 내 파일이 오염되지 않았는지 등은 정 전 비서관의 공소사실과 직접 관련된다. PC 감정 신청을 안 할 수 없다"고 문제 삼았다. 그는 “태블릿 PC 입수 경위를 정확히 밝혀야 증거법칙을 적용할지 말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그 부분의 규명이 우선이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정호성은 검찰에서 일체의 공소사실을 자백하고 대통령과의 공모 사실도 인정했다"며 변호인 주장을 반박했다.

검찰은 "지난 1차 공판 준비 기일에서도 그런 취지로 말했는데 2차 공판 하루 전 변호인이 교체되자 태블릿 PC를 문제 삼고 있다. 최순실 변호인과 동일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불과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변호인은 기록을 파악하지 못했다거나 접견을 충분히 못 했다면서도 대통령과의 공모 부분은 부인한다. 이게 대통령 재판인가 정호성 재판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전 비서관이 돌연 입장을 바꾼 이유는 최근 새로 선임한 차기환 변호사의 재판 전략 때문으로 보인다.

차 변호사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JTBC의 태블릿 PC 보도에 대해 의혹을 제기해왔다. 그는 지난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JTBC의 태블릿PC에 대한 의혹이 가라앉기는커녕 점차 증폭되고 있고 허위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건 방송사가 아니라 정치투쟁의 선동·선전기관이라고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비난했다.

차 변호사는 지난 26일에는 트위터에 “JTBC의 태블릿 입수 경위 허위 보도, 최순실 태블릿에 없는 기능이나 엉터리 카톡화면에 대한 해명은 JTBC가 직접 해명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엉뚱한 평론가들 나서지 말고 당사자부터 나와서 해명해야 한다. 청문회에도 손석희 사장과 심수미 기자를 불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JTBC는 세월호 잠수함 충돌설과 같은 헛소리를 방송하기 전에 자사가 엉터리로 해명한 태블릿 입수 경위와 왜 그런 거짓말을 했는지부터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KBS 여당 추천 이사인 차 변호사는 2014년 12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조사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트위터에 “세월호 일부 유족들의 요구가 너무 지나치다. 사망자 전원 의사자 인정, 피해자 형제자매까지 특례입학 인정, 유가족 평생 생활비 지원을 요구하는데 진상규명에 동의하는 여론을 저 무리한 요구에 동의하는 걸로 확장 해석하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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