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명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사진출처=포커스뉴스>

[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인명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인적청산에 칼을 빼들었다.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과 이정현 전 대표를 지목하며 사실상 탈당을 요구한 것이다.

인 위원장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당 대표를 했던 사람, 정부 주요 직책에 있었던 사람은 대통령을 잘못 모셨다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자진 탈당을 촉구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새누리당 대표를 한 인사는 황우여, 김무성, 이정현 전 대표다. 황우여 전 대표는 지난 총선 낙선으로 뒷전으로 밀려났고, 김무성 전 대표는 탈당해 개혁보수신당을 만들었다. 남은 건 이정현 전 대표뿐이다. 정부 주요 직책에 있었던 사람은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의원이다. 이정현 최경환 의원은 서청원 의원과 함께 친박계 핵심 3인방이다.

인 위원장은 또 “패권적 행태를 보이며 국민의 지탄을 받고 실망을 준 사람들은 오늘의 이 사태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 이들은 4·13 총선에서 국민에게 실망감을 주고 과반수도 못 얻는 당으로 전락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 위원장은 해당 인사들을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으면서 “누구인지는 본인들과 국민이 잘 알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특히 그는 “인적 청산 대상에 박근혜 대통령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비박근혜계는 탈당하기에 앞서 인적 청산 대상으로 서청원·최경환·윤상현·홍문종·조원진·이정현·이장우·김진태 의원을 ‘8적’으로 꼽은바 있다.

인 위원장은 인적청산 대상자 명단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데 대해 “집권여당 9년째고, 과거에도 집권당이었는데 언제까지 이럴 거냐. 무슨 애들이냐 시키는대로 하게"라며 "지금 새누리당을 보면 대학생인데 본인 어머니가 학교가서 수강신청하는 모습이다. 자기가 무슨 책임이 있는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인 위원장은 “억울한 면이 있겠지만 책임을 지는 애당심과 애국심이 필요한 때다. 탈당 결정 시기는 오래갈 수 없으며 오는 1월6일까지 결단해 달라”고 입장표명 및 탈당 시한을 못 박았다.

인 위원장은 그러면서 “인적청산 없이는 비대위를 구성해봐야 소용이 없다. 오는 1월8일 다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제 거취를 포함한 결과를 보고하겠다”며 친박계를 강하게 압박했다. 비대위원장 사퇴도 불사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다.

그는 또 “제가 윤리위원장을 오래 해봐서 처벌 규정을 안다. 출당, 탈당요구, 징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더 무서운 것이 있는데 그게 당원권 정지”라며 자진 탈당하지 않을 경우 당원권 정지작업에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한 친박 핵심은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한 친박 중진은 "지금은 화합이 더 중요한 시기인데 너무 일찍 칼을 뺴든 것 아닌가 걱정된다.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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