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화건설 로고 캡쳐>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한화건설은 “이라크 정부로부터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미수금 6800억원을 모두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화건설은 ▲유동성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비스마야 공사비 미수금' 등을 이유로 2015년 말 한화건설 신용등급을 BBB+로 강등했다. 2016년에도 유동성 위기가 이어지면서 한화건설은 지난달 25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등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이라크에서 들려온 낭보는 최광호 대표이사 등 한화건설 경영진이 발벗고 나선 결과다. 최 대표 등 경영진이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스마야 ‘미수금 회수’에 사활을 걸었다는 후문이다.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는 과거 비스마야 프로젝트를 총괄한 성과를 인정받아 대표이사에 올랐다. 하지만 IS와의 전쟁과 유가 하락 등으로 이라크 재정 상황이 악화되면서 미청구 공사 대금이 쌓이기 시작했다. 한화건설의 부채비율도 덩달아 올라갔다. 최 대표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라크 정부를 상대로 미수금 해결을 촉구했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에 주택 10만 가구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한화건설이 지금까지 수령한 공사 대금은 약 31억 달러다. 이번 돌려받은 미청구 공사 대금은 이라크 정부가 비스마야 신도시의 완공된 주택을 인수한 뒤 이를 담보로 이라크 국영 은행에 받은 대출을 지급한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한화건설은 향후 안정적인 수금 기반이 마련됐다.

2012년 5월 시작된 비스마야 주택공사는 지난해 말 현재 3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총 8개 타운 중 첫 번째인 A타운에서 아파트 8000채를 준공했고 5000채의 입주가 진행되고 있다. 2019년 공사가 마무리되면 8개 타운 59개 블록 834개 동의 초대형 신도시가 조성된다.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는 “발주처인 이라크 정부가 국영은행에 정부대출을 받아 공사대금을 지급했다. 이라크 정부의 전폭적 신뢰를 재확인했으며 앞으로 공사 인력을 적극 채용해 고용창출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최광호 대표는 또 "이라크 내전이 수습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가 재건사업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추가 공사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한화건설의 선전으로 한동안 급감했던 '오일머니'가 국내 건설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중동 지역의 유가가 오르는 것도 건설사에겐 호재다. 증권사 건설 담당 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올해는 해외 건설 수주가 작년보다 20%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유가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 중동 진출 국내 건설사들의 미청구공사 대금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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