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AP통신>

[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핀란드가 올해 1월부터 실시한 기본소득 보장 실험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례가 없는 실험인 탓에 각국 정책입안자들 뿐만 아니라 경제학자들과 인권활동가 등도 기본소득제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은 “핀란드 사회보장국(KELA)은 올해 1월 1일부터 2년간 일자리가 없는 2000명에게 매달 기본소득 560유로(약 70만원)를 지급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국가 차원에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은 유럽에서 핀란드가 처음이다. 지난해 6월 스위스에서 모든 성인들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복지 방안을 국민투표에 부쳤으나 부결된 바 있다.

핀란드의 이번 기본소득은 수급자들이 돈의 사용처를 보고할 의무가 없고 일자리를 구한 뒤에도 돈이 지급된다는 점에서 기존의 실업수당과 다르다. 핀란드 정부는 이번 실험의 성과에 따라 순차적으로 프리랜서, 소기업가, 파트타임 금로자 등 저소득 그룹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기본소득과 관련해선 그동안 많은 찬반논쟁이 있었다.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노동 없이 돈을 주면 사람들이 일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판을 제기해왔다. 반면 기본소득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기술 진보에 따라 인간 육체노동에 대한 필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본소득은 빈곤으로부터 노동자들의 삶을 더 잘 보장하고 근로의욕을 높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따라서 향후 기본소득 실험의 핵심 논제는 ‘무상으로 지급되는 돈과 노동의욕의 상관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핀란드 정부는 기본소득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실업상태에서만 주어지는 기존의 복지급여제도가 저임금이나 임시직을 꺼리게 만들었던 반면, 기본소득이 보장되면 취업이나 창업 등 보다 적극적인 경제활동이 나타날 것이라는 논리다.

이와 관련 핀란드 사회보장국의 올리 캉가스는 3일 AP통신 인터뷰에서 “기본소득을 지급할 때 대상자들의 행동이 어떻게 변하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라면서 “대상자들이 대담하게 다른 일자리를 찾아 나설지 아니면 하루 종일 소파에만 앉아있을지 아직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기본 소득에 대한 인기가 계속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