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임우재 삼성전기 상임고문이 삼성을 떠난다. 임 고문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2년 넘게 이혼 소송 중이다.

3일 삼성에 따르면 임 상임고문은 지난해 12월 초순께 상임고문 계약해지 통보를 받아 비상근 자문역으로 발령받았다. 통상적으로 상임고문이 비상근 자문역이 되면 퇴사 절차를 밟는 것으로 간주된다.

임 고문은 삼성에서 22년을 근무해왔다. 임 고문은 1995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후 2005년 1월 정기 인사에서 삼성전기 기획팀 상무로 승진한다. 말단 직원이었던 임씨가 10년만에 임원으로 승진한 것은 로열패밀리 일원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후 그는 삼성전기를 벗어난 적이 없었다.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것은 4년만인 2009년 12월이었다. 2년 뒤인 2011년 12월 임씨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삼성전기 전략솔류션팀 팀장을 맡았고, 이부진 사장이 이혼 소송을 내면서 고문 자리로 밀려났다.

이부진 사장은 2014년 10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이혼 소송을 냈다.  1심에서는 이 사장이 승소하여 자녀 친권과 양육권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임 고문이 1심에 불복해 항소했고 관할법원이 서울가정법원으로 바뀌어 현재 심리 중이다.

이번 임 고문의 비상근 자문역 발령은 다른 재벌가 사위와 비교된다. 재벌가의 딸과 결혼했다가 이혼하는 경우, 대부분 6개월 이내에 퇴사했다. 정몽구 회장 딸과 결혼했다 이혼한 현대 하이스코 신성재 사장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임 고문은 다소 사정이 달랐다. 임 고문은 이혼소송 후에도 1년간 자리를 유지하다가 상임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뒤 다시 1년이 지나 비상근 자문역으로 발령받았다. 삼성의 로열패밀리가 임 고문을 2년 넘게 그대로 둔 이유는 무엇일까.

이 기간 동안 이부진 사장이 인내하며 임 고문과 이혼 협상을 벌였을 수 있다. 반대의 해석도 가능하다. 꼴보기 싫으니 당장 나가라고 요구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이혼 소송에서 드러났듯 임 고문의 내공도 만만찮아 끝까지 버텼을 수 있다.

마지막 가설은 타협이다. 재벌가는 대부분 외부에 가문의 비밀이 드러나는 것을 매우 꺼려한다. 임 고문은 갖은 장애를 극복하고 이부진 사장과 결혼했다. 그러고도 20년을 넘게 살았다. 그만큼 삼성가의 비밀을 많이 알고 있다고 봐야 한다. 임 고문이 이혼소송을 당하고도 2년을 넘게 삼성에 몸담은 것은 그만큼 로열패밀리가 무리수를 원치 않았음을 반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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