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9일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위 마지막 청문회가 개최되는 가운데, 그동안 출석에 불응하거나 위증 혐의를 받은 증인들을 대거 불렀지만 핵심 증인 대부분이 불참 의사를 밝혔다. 주요 증인들이 국조특위에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를 살펴봤다.

먼저 우병우 전 수석이 제출한 사유서에 따르면 “자신은 지난 12월 22일 위원회의 요구에 따라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하여 장시간 동안 위원님들의 집중적인 질문에 성실히 답변했다”고 밝혔다. 이어 “위원회에서 자신을 위증혐의로 특검에 고발(또는 수사의뢰)하였고, 또한 위증 의혹이 있다는 이유로 이번 청문회에 증인으로 소환하였다는 걸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언한다면 고발(또는 수사의뢰)기관으로부터 신문을 받고 답변하는 결과가 되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아 위원회의 소환요구에 응하지 못하고 부득이하게 불출석함을 양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출석 요구서를 수령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청문회 증인 출석을 계속 거부하다 ‘법 미꾸라지’라는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우 전 수석이 이번에는 위원들이 자신을 고발했기 때문에 청문회에 못 나가겠다는 법적논리를 들어 교묘히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현재 특위 측에 위증으로 고발된 상태에서, 과거와 동일한 진술을 한다면 이는 또 다른 위증으로서 오해받을 우려가 있다”며 불출석 사유를 밝혔다. 이에 국정조사 특위는 조 장관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이 과정에서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 도종환 민주당의원,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국회 직원들과 함께 동행명령장 발부를 위해 동행했다. 이후 조 장관은 국회 특위 청문회 김성태 위원장에게 “오후 청문회 시작 시간에 맞춰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국조특위가 추가로 출석을 요구한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과 미용사 정송주 정매주 자매도 청문회 시작 30분전에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박 사장은 불출석 사유로 지병을 내세웠다. 박 사장은 삼성서울병원 진단서를 제출하며 “최근 검찰과 특검 조사를 받으면서 지병인 이석증이 재발했고 스트레스로 불면증까지 생겨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머리손질과 분장을 담당했던 정송주 씨는 “자신이 마치 큰 죄악을 저지른 악인처럼 표현되고 있다. 이로 인해 매일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동생 정매주 씨도 “불면증과 독감으로 건강이 악화돼 심신이 피폐하다”고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하태경 의원은 이들 자매의 사유서에 대해 “사유서에 적힌 내용이 동일하고 사인도 일치한다. 불출석 사유서 팩스 발송 시간도 동일한 새벽 3시30분경이다. 이들의 뒤를 봐주는 사람이 있다”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박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을 파악하고 있는 구순성 대통령경호실 행정관은 “당시 휴무일이었다”며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이밖에 최경희 전 이화여대총장, 김경숙 전 이화여대체육대학장 등도 특검 수사와 지병 등을 이유로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안봉근·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은 아예 연락이 닿지 않거나 불출석 사유서조차 제출하지 않았다.

오늘 청문회에는 남궁곤 이화여대 교수와 정동춘 전 재단법인 K스포츠 이사장 2명만 출석해 오후 2시 30분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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