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7차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최혜진 기자]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은 “청문회에서 최순실씨에 대해 불리한 증언을 한 뒤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노 부장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노 부장은 "서울중앙지검에서 녹취 파일과 관련해서 조사를 받고 나온 뒤에 서초동 편의점에서 만난 분이 나를 알아보고 악수를 청했다. 그런데 한 시간 뒤에 충정로에 지인을 만나러 갔는데 그 자리에도 그 분이 와 있었다"고 말했다.

노 부장은 당시 그 분의 인상 착의에 대해 “짧은 머리에 검은색 코트를 입고 있었으며 (그 분으로부터) 미행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노 부장은 최순실과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제공하는 등 최씨에 대해 불리한 증언을 해 K스포츠재단에서 징계를 받은 적도 있다.

노 부장은 이날 청문회에서도 주목을 끄는 증언을 했다. 노 부장은 “최씨가 독일에 체류할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한 차례 통화하는 것을 느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박 대통령이 최씨를 상대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특검 수사에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노 부장은 또 최씨가 더블루K 사무실에서 김경숙 이화여대 학장과 여러차례 통화한 사실도 공개했다.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가 벌어지고 나서 (최씨가) 독일에 있으면서 저에게 자주 전화를 해 한국 동향에 대해 물어봤다. 우병우에게 야당의 압박이 들어온다고 얘기를 했더니 최 씨가 ”우병우 수석은 또 왜그래”라고 했다“며 둘이 아는 관계임을 증언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최씨가 독일 도피 중 정체불명의 남자들이 따라다니며 이삿짐도 옮기고 도와줬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노 부장은 “내가 독일에 있을 때는 5명 정도였는데 이 중 3명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노 부장이 밝힌 3명은 정유라 마필 관리사와 비덱의 회계처리 업무를 담당하는 장남수 대리, 데이비드 윤이다.

김 의원이 “통일교에서 조직적으로 도와줬다는 것은 알고 있냐”고 묻자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이 “최순실이 김영재 원장의 사업을 많이 챙긴 것 같다”고 하자 “제가 독일에 갔을 때 한국에서 물품을 많이 줬는데 화장품이 거기(김영재 의원) 것이었다”며 “(화장품을) 제가 가져갈 때도 가져가고 고영태가 (독일에) 들어갈 때도 가져갔다”고 밝혔다. 이에 “납품을 한 것이냐”고 묻자 “거기(독일)서 나눠주고 쓰라고 한 것”이라고 답했다.

삼성과 최씨 모녀의 관계에 대해 노부장은 “정경유착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삼성과 최순실의 관계에 있어) 전적으로 최순실이 갑이었고 마장마술 선수 선발 자체도 최순실이 관여했다”고 말했다. 또 노 부장은 “정유라는 운동선수로 자질이 없고 트레이닝보다 개인 여가 시간을 즐겼다”고 평가절하했다.

한편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은 노승일 부장의 징계 사유를 묻는 특위 위원의 질의에 “재단의 내부 문건을 유출한 것 외에 폭언·폭행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정 이사장은 "(노 부장이) 10차례 가까이 폭언, 폭행을 하는 등 직원으로서 할 수 없는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정 이사장은 또 자신이 운영하는 '운동기능 회복센터'에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순실 씨와 함께 마사지를 받으러 왔다는 주장에 대해 "조윤선 씨는 전혀 안 왔고, 알지도 못한다"고 부인했다.

정 이사장은 또 “운동기능 회복센터는 '스포츠 마사지숍'이 아니다. 우리는 마사지를 하지 않는다"며 "(위증이라면) 징역 10년이라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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