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현정부 비선실세 최순실의 협박에도 흔들리지 않고 예산집행을 막은 것으로 알려진 정준희 서기관에 시민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정준희 서기관은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인사 불이익 협박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국정농단’ 세력에 맞서 정부 예산이 새나가는 것을 막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종 전 차관은 지난해 2월 문체부 체육진흥과 소속 정 서기관에게 “K-스포츠클럽 운영에 문제가 있으니 이 클럽들을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개선안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김 전 차관의 이런 지시는 K-스포츠클럽 운영권을 K스포츠재단으로 넘겨 연 13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주무르려는 속셈이 있었다.

김 전 차관은 정 서기관에게 "국민생활체육회가 아닌 별도의 종합지원센터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강조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정 서기관은 “컨트롤타워가 새로 생기면 사업 전체가 특정 민간단체에 넘어가게 된다”며 거부했다.

그러자 김 전 차관은 정 서기관을 수차례 불러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김 전 차관이 당초 계획을 수정해 연간 24억 원을 지원받도록 계획을 세우고 ‘거점형 K-스포츠클럽 사업’을 내세워 클럽 사업자를 임의로 선정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정 서기관은 “사업자는 공모로 선정해야 한다”며 끝내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김 전 차관은 ‘문체부를 나가라’고 노골적으로 협박했다. 정 서기관은 “당시 받은 충격과 스트레스로 안면 마비가 오고, 원형탈모 증상까지 생기는 등 극심한 후유증을 겪었다”고 전했다.
 
정 서기관은 1985년 9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한 뒤 1990년부터 문체부에서 근무해왔다. 주변에서는 그를 가리켜 ‘대쪽같다’거나 ‘김영란법이 없어도 될 사람’으로 평한다.

김종 전 차관이 정 서기관에게 뒤늦게 고마움을 전했다는 말도 나온다. 김 전 차관은 검찰 수사를 받으며“돌이켜 보면 정 서기관이 (자신의 지시에) 반대해 준 게 정말 고맙다”며 “우리 계획이 그대로 됐다면 나는 죽은 목숨이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정준희 서기관의 용기 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한 네티즌(아이디 mlg******)은 “영혼 지킨 정준희 문체부서기관 당신 같은 공무원이 계시기에... 고맙습니다.^^”라며 그의 행동에 감사를 표했고, 또 다른 네티즌(아이디 par********)은 “최순실과 김종 차관의 부당한 회유와 압력에도 원칙과 소신을 지킨 정준희 서기관, 대통령과 비선실세 눈치 보기에 급급했던 전현직 새누리당 130여명의 국회의원을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라며 정 서기관과 새누리당의 태도를 비교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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