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병욱 민주당 의원, 뉴시스>

‘최순실 예산’을 거부해 여론의 칭찬을 받은 정준희 문체부 서기관이 감사원 감사 대상인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정 서기관은 K스포츠재단 사업에 부당하게 개입한 의혹으로 현재 감사원 감사를 앞두고 있다.

정 서기관은 전날인 10일까지만 해도 김종 전 차관의 지시를 거부하고 혈세를 지켜낸 인물로 영웅 칭호를 얻었다. 하지만 언론 보도를 접한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정 서기관의 실체를 공개하면서 하루 아침에 영웅에서 최순실 부역자로 추락했다.

김병욱 의원실에 따르면, 정 서기관은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이 문체부에서 용역을 따낸 ‘K-스포츠클럽 운영 개선방안 연구’에 이름을 올렸다. 이 연구보고서는 거점형 K스포츠클럽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근거 자료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기에 정 서기관의 이름이 연구협력관으로 올라 있다.

이 뿐이 아니었다. 정 서기관은 지난해 초 K스포츠재단 간부와 대한체육회 부장과 함께 전국 지자체를 순회하면서 정부의 ‘거점형 K스포츠클럽’ 사업자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문체부는 김종 전 차관의 지시로 국민생활체육회(현 대한체육회) 주도의 K스포츠 사업을 ‘거점형 K스포츠클럽 사업’으로 재편했다. K스포츠 사업의 운영권을  K스포츠재단에 맡기려는 의도였다. 그렇게 되면 최순실이 국가 예산을 주무를 수 있게 된다.

K스포츠재단은 정식 사업자 공모가 나기 전에 문체부 파견 공무원과 체육회 간부를 대동하고 전국을 돌며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K스포츠 재단 직원차를 타고 지자체를 돌아다닌 문체부 파견 공무원 중에는 정 서기관이 포함돼 있었다.

김병욱 의원은 지난해 11월 문체부의 부적절한 개입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민간재단의 간부가 사업 공고가 나기도 전에 공무원과 함께 현장시찰을 다닌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가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에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한 정 서기관은 김 의원실을 찾아와 “김종 차관이 동행하라고 시켰다”고 해명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그 공무원(정준희 서기관)은 문체부의 비리에 연루된 인물일 뿐이다. 감사원 감사가 진행될 마당에 문제의 공무원이 영웅화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고 전했다.

앞서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는 거점형 K스포츠클럽 사업자 선정에 문체부의 불법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을 감사원에 정식 통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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