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한은은 13일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의결했다.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1.5%에서 1.25%로 0.25%포인트 하향 조정한 이후 7개월 연이은 동결 결정이다.

이날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배경에는 최근 급격히 커진 대내외 불확실성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데 이어 올해 세 차례 더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불확실성을 높여주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게 되면 내외금리차가 축소돼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실제로 2~3차례 금리를 인상하면 미국과 한국은행의 금리차가 거의 없어지게 된다.

미국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안감도 상당하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표방한 대로 미국 제일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가시화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재협상에 돌입할 경우, 한국 경제 전반에 타격이 예상된다.

대내적으로는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부담이다. 지난해 12월 은행 가계대출(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이 3조5000억원 늘어나며 이전보다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월간 증가액이 여전히 3조원을 웃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이외에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본격화, 최순실 사태 등 대내외 불안요인은 산적한 상태다. 이에 따라 한은은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국내외 경제 상황과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올해부터 금융통화위원회 횟수를 연 12회(매달)에서 8회로 줄인다. 이날 연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열릴 8번의 금통위 가운데 첫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