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희 미래사이언스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스팀청소기로 유명한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이 자금난으로 기업 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경희생활과학 주채권은행 IBK기업은행은 한경희생활과학에 대해 지난해 12월 28일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갔다. 기업은행은 금융감독원에 한경희생활과학의 워크아웃 절차 개시를 신고하고,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기업 실사를 진행 중이다.

한경희생활과학은 원금이나 이자변제 부분에서 연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경영 상황이 악화돼 금융권에서 재무구조 개선 권고를 받은 상태다. 이 회사는 2014년부터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15년에는 순손실이 300억원대를 넘기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기업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 기술보증기금, KEB하나은행 등이 250억원에 달하는 한경희생활과학 채권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희생활과학은 한경희 대표가 지난 1999년 설립한 여성벤처 생활가전업체다. 2003년 출시한 스팀청소기를 10여 년간 1000만대 판매하면서 주부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다. 공무원 출신인 한 대표는 ‘포브스’ 등 외국 언론에서도 주목할 만한 여성 기업인으로 꼽히는 등 성공한 여성 벤처 기업인으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스팀청소기 발매 이후 뚜렷한 히트 상품을 내놓지 못한 데다 화장품·정수기 등 다른 사업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 스팀청소기 국내시장이 포화 상태로 미국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과도한 투자를 한 것도 자금난을 가속화시켰다.

한경희생활과학은 워크아웃 절차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경희생활과학 관계자는 “이번 워크아웃 절차는 지난 3년간의 부진을 씻고 재정비에 나서는 것”이라며 “(그동안) 공격적 해외 투자 과정에서 비용 손실이 발생했으며 최저가격정책을 고수하면서 재정 상태가 악화했다. 앞으로 핵심 제품에 집중하고 가격 정상화 등 유통 정책 재정비를 통해 재도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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