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행보에 시동을 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3일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전날 귀국한 반 전 총장은 이날 사당동 자택을 나서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았다. 그는 자택을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국가 원수이기도 하다”며 “새해에 인사를 못 드렸는데 전화를 한 번 드리는 것이 마땅치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귀국을 했으니 기회를 봐서 인사 한 번 드리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10년 만에 자택으로 돌아와 하룻밤을 지낸 것에 대해  “외교부 장관을 하느라 한남동 공관에서 살다가 (유엔 사무총장으로) 바로 갔기 때문에 10년이 아니고 13년만에 돌아왔다.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 전 총장은 현충원 방명록에 “조국과 민족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 장병께 깊이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라고 쓰고 “지난 10년간 UN 사무총장으로서 세계평화와 인권 및 개발을 위해 노력한 후 귀국하였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대한민국의 더 큰 도약을 위해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을 굽어 살피소서!”로 끝을 맺었다.

반 전 총장은 이어 현충탑에 분향·묵념하고 전직 대통령과 참전 용사 묘역을 찾았다. 그는 동행한 현충원 관계자에게 “조성이 잘 돼 있다”며 “김대중 대통령님 돌아가셨을 때 한국을 방문 중이었다. 공항에 가는 길에 가서 인사를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아웅산 테러 희생자 묘역, 애국지사 묘역, 6·25 참전용사 묘역, 월남전 참전용사 묘역, 학도의용군 무명용사 묘역을 차례로 돌아봤다.

반 전 총장은 현충원 참배 이후 자신의 주민등록지인 사당3동 주민센터를 방문, 지번 주소로 된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도로명 주소로 바꿀 예정이다. 이어 국민은행에 들러 국내 계좌를 만들고 마포의 캠프 사무실을 찾아 격려했다. 한때 귀국하자마자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할 거라는 말이 나돌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