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16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최순실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헌법재판소에 도착한 최씨는 국정농단 의혹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법정에 선 최씨는 태도를 바꿔 "재판장님, 전 정말 억울합니다"라며 적극적으로 항변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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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는 국회 탄핵 소추위원단의“청와대에 출입한 적 있느냐”는 첫 질문에 “출입한 적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몇 차례나 청와대를 드나들었나”는 질문에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을 피했다.

청와대를 방문한 이유를 묻자 최씨는 “(박 대통령의) 개인적인 일을 도우러 갔다”며 답했다. “개인적인 일이라는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생활이라 말하기 곤란하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이어 대통령 연설문 수정 의혹과 관련해 “연설문은 단정적인 표현만 고쳤고, 취임사는 어떻게 도운 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최씨는 또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 대해 묻자 “모르는 사람”이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고영태’와 관련한 질문에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소추인단이 “의상실은 고영태씨의 명의로 임차돼 사용됐는데, 고씨 진술에 의하면 보증금 2000만원과 월세 150만원을 증인(최씨)이 냈다고 하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최씨는 “고영태의 진술은 진실이 없기 때문에 여기서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에 소추인단이 “월세를 낸 건 기억이 날 것 아닌가”라며 재차 묻자 최씨는 “오래 전이라서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그러자 소추인단이 “의상실 직원 4명의 급여가 1500만원 정도인데 그 정도 규모라는 당연히 기억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묻자 최씨는 “고영태 진술에는 신빙성이 없다. (고영태 진술은) 계획적이라 내가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으로부터 의상비를 받은 기억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있다"고 답했다. "어떤 식으로 옷값을 받았느냐"고 다시 묻자 최씨는 "개인적인 사생활은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의상비를 얼마나 자주 받았느냐는 질문에 "의상실 문제는 더는 대답하기 곤란하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또 “대통령 취임 전부터 정부 문화체육사업이라든가, 딸인 정유리씨 승마지원과 관련해 어떤 이권이나 특혜를 염두해두고 개입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전 어떤 이권을 챙긴 적도 없고, 논리의 비약이라고 생각한다”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증인신문이 계속되자 최씨는 점점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소추인단이 “대통령 취임 후 문화체육관광부예산사업을 보면 ‘VIP 지시사항’이라는 게 87건에 달한다. 문체부 예산 편성에 개입한 것 아니냐”고 묻자 최씨는 불쾌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그게 증거가 있느냐”고 역공했다.

“대통령 취임 후 문화체육스포츠사업 진흥을 내걸고 이권 도모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어떤 이권인지 말해달라”고 반박했다. 이에 소추인단 측이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되지 않느냐”고 다그치자 최씨는 “질문을 확실히 해달라”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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