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 전 한화증권 사장.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주진형 전 한화증권 사장이 특검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주 전 사장은 16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경영 공백으로 삼성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재용씨가 없으면 삼성은 더 잘 굴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 전 사장은 그 근거로 “능력이 있어서 올라간 게 아니라 아버지 덕분에 올라간 사람이 없다고 해서 그 기업이 잘 굴러가지 않을 거라는 우려는 안해도 된다”라고 말했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이 선대 이병철 회장처럼 경영능력이 입증된 된 것이 아니어서 경영에 차질이 없을 거라는 뜻이다.

이건희 회장의 친형인 고 이맹희 회장도 생전에 “삼성은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기업이다. 건희가 없어도 얼마든지 잘 굴러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은 계열사 법인 대표의 책임 경영 체제가 갖춰져 있어 오너의 부재에 그다지 영향이 없다는 얘기다.

주 전 사장은 삼성이 피해자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300억 투자해서 수천억 이익을 봤다면 언제라도 뜯기고 싶은 피해 아닌가. 삼성전자 주식을 얼마 갖고 있지 않은 이재용 씨가 피해를 입은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 주주들이 피해를 입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 전 사장은 이 부회장의 구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도주 위험 말고도 증거인멸의 위험이 더 크다”며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 전 사장은 지난해 12월 6일 열린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한화증권 대표로 있을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를 쓰지 말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주 전 사장은 청문회에서 "당시에 과대평가된 제일모직과 과소평가된 삼성물산이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핑계로 합병을 한다고 해 유일하게 반대의견을 냈다. 국내 언론이나 우리나라에서 발언권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눈을 감고 입을 닫았다. 증권사들까지 옹호적인 보고서를 쓰는 모습을 보고 한국인으로서 창피했다"고 폭로했다.

주 전 사장은 "이후 한화 경영기획실장으로부터 삼성의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한테 불평전화를 들었다. 다시는 반대 보고서를 쓰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라고 했지만 거절하니 일선에서 물러나라고 압박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중요하지만 법 앞에 정의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영장 청구 배경을 설명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