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자, 야권은 사법부의 판단에 유감이라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참 실망스러운 아침이다”라며 “기각 시간도 새벽 4시를 택했다는 점에서 법원은 떳떳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번에는 법원이 삼성의 벽을 넘을까 기대했는데 역시 못 넘었다”며 “삼성공화국이다. 돈으로 (법리를) 주무를 수 있는 권력의 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법리 검토에 시간이 걸렸다고 하지만 결정은 일찌감치 나 있었을 텐데 발표를 택한 시간은 새벽 4시가 넘어서였다”면서 “대부분 기자들도 긴장이 풀리는 시간이다. 그래서 핸드폰 속보 뉴스조차 뜨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우리나라 권력서열 0순위가 바로 삼성”이라며 “최순실 사안과 관련해 많은 사람들이 이미 구속됐는데 그들과 이 부회장이 형평의 원칙에 맞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송 사회자가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우리 경제가 휘청일 것이라는 걱정의 목소리가 있다”는 말에 박 의원은 “그런 ‘대마불사론’은 박정희식 개발논리에 의한 것이다. 선진국 미국은 에너지 7위 기업 엔론이 파산했을 때 켄 레이 회장이 구속됐다. 대한민국은 아직 선진국이라고 말하기에 많은 구멍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법원은 국민보다 삼성이 두려운가”라는 논평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은 국민과 국회를 무시한 사법농단”이라고 주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이의있습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려 “‘법률적 다툼 여지가 있다’는 법원의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 사유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2천400원을 입금하지 않은 버스기사를 해고한 것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법원이 430억원에 달하는 뇌물공여·횡령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은 기각 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링크했다.

박 시장은 이어 “(이런) 판결한 사법부였기에 국민들은 멘붕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가 경제에 미치는 상황도 중요하지만, 정의를 세우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특검의 영장청구 사유는 여전히 국민들의 명령”이라며 “영장 재청구를 통해 부패척결, 재벌개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부패에 관대한 나라의 경제가 잘될 수 없다. 이번 판결로 정권교체, 시대교체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은 19일 오전 긴급 성명을 통해 “법은 평등하지 않았고, 상식은 또 한 번 무너졌다”며 “법원은 재벌 앞에서 멈췄고 사법부는 ‘돈이 실력’임을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고 해서 이재용의 죄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박근혜와 주고 받은 뇌물과 특혜의 정황들은 이미 세상에 드러났다”며 “우리는 광장에 모여 범죄집단 재벌총수 구속 처벌을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은 사이에선 “기운빠지네 시간 질질 끌고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 잘들 살겠지(아이디 rjfl****)”, “법은 존재하는데 돈있는 것들은 처벌받는 사람이 없다!(아이디 arni****)”, “조의원판사 김진태 국회의원 상 받아야겠다(아이디 hosu****)”, “참 버스기사는 2400원을 횡령으로 해고처리가 정당하다고 하고, 400억은 구속사유 인정 어렵다니, 썩은 권력들(아이디 kimd****)”, “이젠 특별판사도 고려해야 하는 게 아닌가(아이디 ghyu****)” 등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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