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을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결론 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2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수개월 간 철저한 원인 규명을 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제품뿐만 아니라 각각의 검증 단계와 제조, 물류, 보관 등 전 공정에서 원점부터 총체적이고 깊이 있는 조사를 했다. 그 결과 갤럭시노트 7에 장착된 두 종류의 배터리에서 각기 다른 원인으로 소손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 사장은 “시장에서 발생한 소손 현상을 실험실에서 재현하고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대규모 충·방전 시설까지 마련했다”며 “갤럭시노트7에서 배터리 결함을 확인했으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결함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고 사장은 “배터리 설계와 제조 공정상의 문제점을 제품 출시 전에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해외 안전인증기관 미국 UL과 엑스포넌트,독일 TUV라인란드 등도 참석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조사를 의뢰한 곳이다. 삼성전자는 국외 전문기관들도 배터리 자체 결함을 갤럭시노트7의 발화원인으로 지목했다고 전했다.

미국 안전인증 기업인 UL은 삼성SDI 배터리가 우측 상단 모서리의 눌림 현상, 얇은 분리막 때문에 발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ATL 배터리는 배터리 융착 부위(이음새)의 비정상적 돌기, 절연 테이프 미부착, 얇은 분리막 등의 조합이 내부에서 단락 현상을 일으킨 것으로 봤다.

미국의 다른 안전인증 회사 엑스포넌트(Exponent)의 조사 결과도 UL과 비슷했다. 엑스포넌트는 삼성SDI 배터리가 음극탭 부위 젤리롤(양극재, 음극재, 분리막을 돌돌 만 것) 코너의 눌림 현상 때문에, ATL 배터리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융착 돌기와 그로 인한 절연 테이프와 분리막 파손 때문에 각각 발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재발방지대책을 다각도로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고 사장은 “그동안 고객, 통신 사업자, 유통 거래선, 협력사 여러분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스마트폰의) 개발, 제조, 검증 등 모든 프로세스에 대한 종합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공정에 대해 8가지 검사과정을 도입할 방침이다. 안전·내구성 검사, 외관 검사, X레이 검사, 해체 검사, 누액 감지(TVOC) 검사, 상온의 전압 변화(ΔOCV) 측정 검사, 충·방전 검사, 제품 출고 전 소비자의 사용 환경을 가정한 가속 시험 등이다.

이밖에 핵심 부품의 설계, 검증, 공정 관리를 전담하는 ‘부품 전문팀’을 구성하고 외부 전문가 영입을 확대했다. 제품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자문단도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