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트럼프 시대는 실업률 상승, 건강보험 대란, 범죄감소율 불확실성이라는 세 가지 나쁜 뉴스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의 말이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로 활약 중인 크루그먼 교수는 23일(현지시간)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Things Can Only Get Worse)”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크루그먼 교수가 꼽은 트럼프 시대의 첫 번째 나쁜 뉴스는 실업률 증가다. 크루그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만 들으면 미국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져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하지만 지난 2000년 이후 미국의 제조업 부문을 제외한 전반적인 고용상황은 개선되고 있으며, 실업률 역시 역사적인 기준에 비하면 낮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어 “이미 미국 경제는 완전 고용에 근접한 상태”면서 “따라서 트럼프 시대에 실업률이 지금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오바마 정부에 비해 일자리 창출이 둔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나쁜 뉴스는 건강보험 대란 가능성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오바마케어는 건강보험이 없는 미국인 비율을 급속히 줄이는데 기여했다”면서 “하지만 오바마케어가 폐지될 경우 첫 해 1800만명을 시작으로 총 3000만명이 건강보험에서 이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어 “지난 7년간 오바마케어의 대안 마련에 실패했던 공화당원들이 앞으로 몇 주 안에 그럴듯한 대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 번째 나쁜 뉴스는 범죄 감소에 관한 미래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범죄와 폭력배, 마약에 의해 황폐화된’ 미국 도시들의 이미지는 트럼프 특유의 디스토피아적 환상”이라면서 “최근 몇몇 도시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폭력범죄는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그러면서 “앞으로 범죄율이 더 떨어질 수도 있지만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분명한 사실은 트럼프 정부가 ‘도시 전쟁 지역’을 진정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그런 지역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끝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실업률 상승, 건강보험 대란, 그리고 범죄율 감소의 불확실성 등의 나쁜 소식을 어떻게 처리 할까’라고 자문한 뒤 “트럼프는 자신의 자기애가 위협당할 때마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현실을 부정할 것이고 그의 지지자들은 그런 트럼프의 환상에 동조할 것이다. 지금보다 상황이 훨씬 더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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