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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탄핵운동 확산, 노벨상 수상자 등 美 석학 대거 참여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운동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전현직 정계 인사들을 비롯해 학계 인사들과 기업인들, 시민단체들이 잇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벤자민 위티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법률 전문 웹사이트 ‘로페어’에 기고한 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정책 행정명령은 위헌 소지가 있으며, 탄핵까지 갈 수 있는 중대 범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위티스 연구원은 특히 “반이민 행정명령 대상국과 실제 테러가 우려되는 국가 사이에 합리적인 관계가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국 금지국 선정은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입국 금지 대상국 명단에서 ‘트럼프 그룹’이 사업 중인 국가가 모두 빠진 것은 놀라운 우연이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테러 위험에 대응한다는 이유로 이라크·이란·시리아·리비아·수단·예멘·소말리아 등 무슬림 7개국 출신 국민의 미국 비자발급과 입국을 90일간 금지하고 시리아 난민 등 입국을 4개월간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이집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제르바이잔 등 트럼프 기업의 사업 경력이 있는 국가들은 이번 행정명령 대상국에서 빠졌다.

하지만 지난 29일 CNN 보도에 따르면 1980년 난민법 제정 이후 이들 7개국 출신 난민이 미국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테러에 연루된 사례는 없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에서 일어난 테러 모의자와 실행자 대부분은 이민자가 아닌 미국 시민권 및 영주권 보유자나 7개국 외의 다른 나라 출신들이었다. 일례로 9·11 테러범 19명 중 15명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이었으며, 그밖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집트, 레바논 출신들이 포함돼 있었다. 총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2015년 샌버내디노 총기 난사범들은 파키스탄 태생이었으며,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공격을 저지른 형제는 러시아와 키르기스스탄 출신이다.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도 한목소리로 “반이민 행정명령은 헌법 위반이자 불법적”이라며 트럼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9일 공화당의 중진인 존 매케인(애리조나),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공동성명을 내고 “반이민 행정명령은 테러리즘과의 싸움에서 자해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켄터키) 의원도 “미국은 종교 심사를 하지 않는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민주당 상원 척 슈머(뉴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뒤집는 입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 부문에서도 반이민 행정명령을 철회하라는 촉구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다수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노벨상 수상자 12명을 포함한 미국 석학들이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온라인 청원에 서명하는 한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파키스탄 여성 인권 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등도 비판 의견을 내고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미국의 윤리전문가들과 법률학자 등은 트럼프의 대통령 재임 중에 그의 해외 사업이 진행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며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소송에 참여한 비영리 시민단체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itizens for Responsibility and Ethics in Washington, CREW)은 소송 제기 이유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소유 빌딩을 임대한 회사, 또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 회사에 돈을 빌려준 기관들이 소속된 국가와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 거래를 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정부와 무역협상을 하기 위해 마주 앉을 때 미국인들은 그가 개인 사업의 이익을 고려하는지를 알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헌법에 명시된 ‘연방 공무원의 보수에 관한 규정(Emoluments Clause)’을 위배했다는 지적도 했다. 이와 관련 CREW는 “외국 대사관 대관 업무를 맡는 워싱턴 D.C.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소유의 호텔과 빌딩을 이용하는 외국 정부 고객들로부터 호텔비와 건물 임대료 등을 받은 것은 미국 헌법의 보수에 관한 규정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헌법의 ‘보수에 관한 규정’은 “미 행정부의 유급 공무원 혹은 신탁 기관은 의회의 동의 없이 외국 국가나 왕, 왕자 등으로부터 어떠한 선물이나 보수, 사무실, 타이틀 등 종류를 불문한 어떠한 것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미국 건국 초창기 미국의 젊은 지도자 혹은 외교관들이 부유한 유럽 국가들에 의해 매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아직까지 한 번도 적용된 사례는 없었다.

시민단체 ‘프리 스피치 포 피플’(Free Speech for People)과 ‘루츠액션’(RootsAction)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맞춰 지난달 20일 웹사이트(ImpeachDonaldTrumpNow.org)를 개설한 뒤 탄핵 소추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이들 두 단체가 탄핵을 추진하는 이유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호텔사업과 골프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트럼프 그룹’과 공직간 이해 충돌 문제가 대통령직에서 그를 파면시키기 충분하다”면서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실을 차지하는 순간부터 미국 헌법을 위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악용해 이득을 얻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탄핵에 동참할 사람을 모은 뒤 탄핵결의안을 추진하도록 의회를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이자 생물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리처드 도킨스는 지난달 31일 한 국내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민주주의는 자멸의 위험을 안고 있다. 민주주의에서는 칼 한번 안 만져본 의사가 나올 수 있고, 조종대 한번 안 잡아본 조종사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보다 더 위험하다. 트럼프는 무능할 뿐만 아니라 허영과 악의에 가득 차 있다. 미국으로서는 재앙이다. 탄핵이 유일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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