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출처=금융감독원>

[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상장주식 보유액이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1월말 기준 외국인 주식 보유금액은 501조9600억원으로 월말 기준 사상 최초로 500조원을 넘겼다. 2011년 4월말 412조5086억원을 보유해 최초로 400조원을 돌파한 이후 만 5년 7개월만이다. 외국인 주식 보유액이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0%로 전달과 견줘 0.8% 증가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월에만 국내 상장주식 1조786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달째 순매수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들은 주로 국내 우량주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1월 한 달간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POSCO(3470억원)와 현대차(1720억원)였다. 대표 철강주인 POSCO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관련 수혜 기대감이 반영됐다. 반면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낮아지면서 저가매수세가 유입됐다.

지역별 주식 유출입 현황을 보면 미국(1조3670억원)과 아시아(3910억원)가 순매수한 반면 유럽(-3000억원)과 중동(-1640억원)은 순매도했다. 순매수 상위 국가는 미국에 이어 케이만제도(3150억원), 아일랜드(1910억원) 순을 기록했다. 순매도 상위 국가는 영국(-3380억원), 사우디(-2440억원) 순이었다.

보유규모는 미국이 206조4960억원으로 외국인 전체 보유액 중 가장 큰 41.1%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영국(39조8130억원)과 룩셈부르크(32조3850억원)의 보유액 비율이 각각 7.9%, 6.5%를 기록했다.

2016년 7월 이후 순유출이 지속됐던 채권부문도 1월 한 달간 1조6650억원이 유입돼 6개월 만에 순투자로 전환됐다. 이는 월말 기준으로 2015년 5월(3조2000억원) 이후 최대규모다. 1월말 기준 외국인들의 채권보유고는 90조9260억원, 전체 상장채권 대비 비중은 5.7%다.

이같은 ‘외국인들의 귀환’을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강달러 억제에 나서면서 달러 약세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경제정책의 핵심인 미국 제조업과 수출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달러화 약세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외국인은 이처럼 달러가 약세로 전환될 경우 환차익이나 위험회피(헷지) 목적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국채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9월 초 1090원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같은 해 12월말 1210원대까지 치솟다가 올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6일 오전 10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37원으로 한 달여 만에 70여원 급락했다.

하지만 달러 약세가 오래 갈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현재 미국 경기가 나쁘지 않은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에 나설 경우 금리 인상 압력이 높아져 다시 강달러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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