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OK저축은행>

[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저축은행의 개인신용대출 금액의 70% 이상이 연 20%대 고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개인신용대출 이용자들 가운데는 4등급 이하 저신용자와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가 많아 경기 침체 시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8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저축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8조4천700억원으로 1년 새 37.9%(2조3300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에서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말 17.3%에서 2015년 말 18.3%로 높아지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20%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9월 말 비중은 20.6%다.

저축은행들은 2011년 영업정지 사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타격을 받은 이후 개인 신용대출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특히 OK·SBI·웰컴·JT친애·현대·페퍼 등 상위 6개 저축은행의 대출이 크게 늘어 전체 신용대출 규모의 절반가량(46.7%)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서도 대부업계 저축은행들의 개인 신용 여신 증가가 눈에 띈다. OK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금액(300만원 이하의 신용여신)은 2015년 9월말 740억원에서 지난해 9월 2361억원으로 3배가 넘게 증가했다. 웰컴저축은행 또한 2015년 9월 1678억이던 소액신용대출 금액이 지난해 9월 2316억원으로 늘었다.

문제는 저축은행들이 개인신용대출에 적용하는 금리가 20%대의 고금리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9월 신규 취급된 개인 신용대출 4조원 가운데 대출금리가 연 20% 이상을 넘는 대출금액은 2조9000억원으로 72%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의 개인 신용대출은 4∼7등급의 중·저신용자를 주된 대상으로 하고 있었다. 금융감독원 집계 결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린 개인 차주(신용대출·담보대출 포함) 99.5%의 신용등급이 4등급 이하였다. 경기 침체시 부실 위험이 다른 금융회사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와 관련 김찬영 예금보험공사 저축은행 차장은 “고위험 신용대출은 경기 하강 때 손실 폭이 크고 대손충당금 부담도 커진다”며 “앞으로 저축은행의 대출 심사와 대출 채권 사후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저축은행들이 자의적으로 대출금리 산정을 하지 않도록 다음 달 중으로 금리 관련 세부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저축은행들이 금리가 20% 이상인 고위험 대출을 한 경우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일반 대출보다 20% 쌓아야 하는 내용의 ‘상호저축은행업 감독 규정’ 개정안도 시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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