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국민연금공단>

[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서 기금운용 기밀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내부 감사에서 퇴직예정자 3명이 공단 웹메일을 통해 기금운용 관련 기밀정보를 전송한 사실을 확인했다.

실장 1명을 비롯한 이들 3명은 기금운용위원회 부의 안건과 프로젝트 투자자료, 투자 세부계획 등 일부 기밀정보를 개인의 컴퓨터와 외장 하드 등에 저장했다. 이는 기금운용 관련 기밀유출 금지와 비밀엄수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이들은 모두 다른 회사로의 재취업이 예정된 퇴직 예정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내부 정보 유출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에도 기금운용본부 직원이 자산운용사 대표에게 중기자산배분 내용을 담은 계획서를 유출해 징계 절차를 밟았다. 국민연금기금에 재직할 당시 같은 부서에 근무하다 자산운용사 대표로 간 선배에게 계획서를 준 게 적발됐던 것이다. 당시 국민연금기금은 강력한 내부통제 기능을 수행하겠다고 공언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이런 일이 재발하는 가장 큰 이유로 국민연금기금이 평생 몸담을 직장이 아닌 한 단계 더 좋은 자리로 이동하기 위한 ‘징검다리’로 여겨지는 현실을 지적한다.

국민연금기금 운용역들은 국민연금 소속 공무원과 달리 3년 계약직인데다 연봉은 여전히 업계의 8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실력을 인정받는 일부 운용역들이 이를 감수하고서도 국민연금기금으로 가는 이유는 국민연금기금 경력을 발판으로 삼고 싶기 때문이다. 55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기금에서 4~5년만 일하면 어디서든 본부장급으로 모셔간다는 게 업계의 통설이다. 국민연금기금의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 방대한 투자 자료와 경험 등을 바탕으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국민연금은 이들 3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고 관련 부서에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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