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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삼성그룹 15개 계열사들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탈퇴가 마무리됐다.

10일 삼성그룹 관계자는 “전경련에 회원으로 가입해있던 계열사 총 15곳이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개별적으로 전경련에 탈퇴원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가 탈퇴를 공식화한 데 이어 7일에는 삼성SDS·삼성전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이, 9일에는 제일기획·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호텔신라가 탈퇴원을 제출했다.

마지막으로 삼성중공업과 에스원이 각각 10일 오전과 오후에 전경련에 탈퇴원을 전달했다.

이로써 삼성은 전경련과 56년간의 인연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지난해 12월 6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경련 지원금(회비)을 납부하지 않고 탈퇴하겠다”고 약속한지 약 2개월만이다.

전경련은 1961년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초대 회장 등 13명의 경제인이 설립한 ‘한국경제협의회’를 전신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이병철 회장은 전경련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전경련은 우리나라 경제 성장기에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며 산업발전을 이끈 측면도 있지만, 재벌들의 입장만을 대변하며 정경유착의 온상이 되어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전경련은 일해재단 자금,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대선 비자금 모금, 1997년 세풍 사건,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의혹 등에 연루된 바 있어며, 2011년에는 주요 회원사들에 로비 대상 정치인을 할당하는 문건이 폭로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과 탈북자 단체를 우회 지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삼성을 비롯해 주요 기업에서 774억원을 거둬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 ‘수금창구’ 역할을 한 것이 기업들의 탈퇴 행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삼성그룹 15개 계열사가 전경련에 내는 회비 규모는 지난 2015년 기준 전경련 전체 연간회비 492억원 가운데 133억원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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