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포스코 광고업체의 인수 시도 과정에서 자신의 실체를 숨기며 대신 ‘재단’으로 소개하라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차은택씨는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검찰이 “김흥탁, 김경태 등에게 포레카 인수는 최순실 지시에 의한 점이라는 걸 알려주지 않았느냐”고 묻자 “최순실씨를 직접 이야기하진 않았고 정·재계에 영향력 있는 분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엔 문제가 된 재단이 나오기 훨씬 전이었는데 최씨가 본인을 ‘재단’이라고 표현하라고 퉁명스럽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차씨는 “그걸 내 스스로 납득해서 김홍탁 등에게 그런 재단이 있고 회장님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힘이 있는 분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다라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 원장이 컴투게더 대표 한모 하장에게 말한 ‘재단’도 최씨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송씨는 한 사장에게 “재단이라는 게 있는데 형을 묻어버리라고 했다고 한다. 말을 안 들으면 세무조사까지 할 수 있다고 한다”고 협박했다.

차씨는 “매번 최순실씨에게 포레카 인수 관련 보고를 할 때 저도 모르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이미 피드백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차씨는 “컴투게더와의 지분 비율 등에 대해 보고하면 최씨가 한숨을 쉬며 불만족스러워했고 ‘이거 맞을 것 같아,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아’라며 포스트잇에 재조정한 지분 비율을 써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차씨는 또 검찰측이 “최씨가 모스코스를 통해 포레카 인수를 시도했고 안종범 전 수석 역시 포레카 인수를 도우려 했지만 서로 연락하거나 의견 교환하지 않았는데, 누군가 연결 역할을 했다고 생가하느냐”고 묻자 “저는 그 사람이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증언했다.

차씨는 최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제가 눈도 못 맞추는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체류 중 최순실측으로부터 회유를 받은 사실도 털어놓았다. 그는 “김성현 플레이그라운드 이사가 전화를 해 ‘형이 어느 정도 안고 가야 될 것 같다’고 수차례 얘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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