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와 최순실씨가 연인관계라는 주장이 헌법재판소에서 제기된 후, 고씨와 측근들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잇따라 공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 측은 1일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에서 “이번 사건은 최씨와 고씨의 불륜으로 시작됐다. 최씨와 대통령의 관계를 이용해 (고영태) 일당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여러 건의 고영태씨 관련 녹취록이 공개됐다. 가장 최근 공개된 지난 16일 고씨와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의 통화 녹취록이다.

지난해 3월 고씨는 최순실씨와 함께 부산에 갔다가 김수현 전 대표의 전화를 받았다. 김 전 대표가 고씨에게 “부산에 내려 가셨냐”고 묻자 고씨는 “바다는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씨는 “푹 쉬고 오세요”라며 “부산 가서 바다 보면 여자…”라고 말하자 고씨는 “저, 그…소장 와 있어. 같이 있어 지금”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에 김 전 대표는 “아, 죄송합니다. 승일 형님하고 둘만 간 줄 알았어요. 영태형 고생이 많으시네요. 죄송해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고씨는 “일의 연장이야. 뭔 줄 알지? 그것만 알고 있어 그냥”이라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김 전 대표가 말한 ‘승일 형님’은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을 뜻하는 것으로 추측되며, 고씨가 말한 ‘소장’은 최순실씨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고씨와 최순실씨가 부산에 왜 갔는지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는다. 고영태씨가 언급한 ‘일의 연장’이 무슨 일을 뜻하는지도 아리송하다.

둘이 함께 부산에 간 것이 밀월여행 아니냐는 추측도 있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본질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은 15일 방송된 채널A ‘외부자들’에 출연해 “고영태를 직접 만나봤냐”는 MC 남희석의 질문에 “만나봤다”고 말했다. 남희석이 “고씨가 어떤 사람이냐”고 묻자 정 전 의원은 “고영태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을 소개한 후 차은택은 돈을 많이 벌었으나 자신을 그러지 못해 박탈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정 전 의원은 “고영태가 최순실씨와 틀어진 후 3년 전부터 증거를 수집했는데 그 전에는 동업자 혹은 직원으로 일했다면 국정농단을 인지하고 나서는 검찰과 언론에 협조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고영태와 최순실의 개인적 비리를 넘어서 전체 국정 농단 사태에서 그가 제기하고 있는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김인식 한국국제협력단(KOICA, 코이카) 이사장 임명 과정 등의 증언과 증거의 사실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둘의 불륜설 등 사적 관계를 따지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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