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김정남 피살 사건 용의자로 16일 긴급 체포된 인도네시아 여성은 나이트클럽 호스티스인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6일 인도네시아 온라인매체 쿰푸란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쿰푸란 보도에 따르면, 아이샤는 나이트클럽에서 누군가에게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행동을 도와주면 100달러(약 11만4000원)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했다.

아이샤는 경찰 조사에서 “단순히 그 돈이 필요해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자신은 김정남이 누구인지도 몰랐으며 살해에 가담한지도 몰랐다”고 진술했다. 또한, 범행에 함께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남성들도 전혀 모르는 사이로, 단순히 코미디 리얼리티 TV쇼의 제작진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인도네시아 세랑 출신인 아이샤는 이혼녀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가사보조인으로 일하다가 지금은 헤어진 남편과 함께 지난 2013년에 말레이시아로 들어왔고 현재 아들과 둘이 살고 있다고 쿰푸란은 전했다.

베트남 여권을 소지한 채 체포된 여성 용의자 도안 티 흐엉 역시 경찰에 “장난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3일 오전 9시(현지 시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대기 중인 김정남에게 다가가 독극물에 뿌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이들에 대해 7일간 구금을 결정한 상태다.

말레이시아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공항 CCTV에 찍힌 범행 시간은 불과 5초였다고 보도했다.

한편 텔레그래프는 말레이시아 보안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용의자로 지목된 2명의 여성과 도주 중인 4명의 남성은 청부암살자들로 범행을 공모하기 이전에는 서로 알지 못했던 사이였다”라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들 다수는 ‘슬리퍼 에이전트’(긴급 사태 발생에 대기하고 있는 정보 요원)로 여겨지고 있다. 모두 쿠알라룸푸르에 살고 있었고, 비밀 요원의 한 접선책으로부터 이번 일을 의뢰받고 작전을 실행했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동방일보(東方日報) 역시 현지 고위소식통을 인용해 “용의자 6명이 모두 살인 청부를 받은 암살단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동방일보는 또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살해를 의뢰받은 암살단이 훈련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지만 특정 국가 정보기관 소속의 공작원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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