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사건을 조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유족이 DNA 자료를 제출해야 시신을 인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압둘 사마흐 마트 셀랑고르 경찰서장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건 발생 후 지금깍지 어떤 유족이나 친족도 피살자의 신원을 확인하거나 시신을 요구하지 않았다"며 " 그 전에 우리는 사망자 프로필과 맞는 가족 구성원의 DNA 샘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당국이 김정남의 시신 인계를 요구한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북한이 시신 인도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 시신의 신원이 확인되기 전에는 (북한당국에) 인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당국의 이런 태도는 앞서 말레이 당국이 밝힌 내용과 다른 것이다.

앞서 아흐마드 자히드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북한대사관측에서 시신 인도를 요청한 사실이 있다“고 확인하면서 "어떤 외국 정부라도 요청하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17일 셀랑고르 경찰서장의 외신 인터뷰에 비춰보면 말레이 부총리의 발언이 외교적 수사에 불과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대사관 외에 김정남 둘째 부인이 시신 인도를 요구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있지만 확인된 것은 아니다.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FMT)는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정남의 둘째 부인 이모씨가 김정남의 시신을 받을 수 있도록 말레이시아 주재 중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김정남 시신을 놓고 유족 측과 북한대사관이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말레이시아 당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한편 말레이시아 당국은 김정남의 시신 부검 결과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정남은 피살된 직후 공항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정밀 부검이 가능한 쿠알라룸푸르 소재 대형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말레이시아 과학기술혁신부(MOSTI) 산하 부서에서 부검 자료를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