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최근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20~30대 젊은 층의 신규 유입이 줄어든 반면 60대 이상 고령층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NAVER, 현대모비스, LG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에 투자한 30대 이하 젊은 층 주주 비중이 최근 10년 사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60대 이상 이상 고령층 비중은 늘어났다.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연령대별 주주 비중을 보면 전체 주주 6만6천799명(2016년 말 기준) 중 20대 미만은 1.93%, 20대는 2.77%, 30대는 10.79%에 그쳤다. 40대가 24.93%로 가장 많았고 50대 23.51%, 60대 15.96%가 뒤를 이었다. 70대는 8.06%, 80대 이상은 2.40%였다.

10년 전인 2006년 말과 비교하면 젊은 층의 주식시장 유입이 확연히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2006년 2.02%였던 삼성전자의 20대 미만 주주 비중은 지난해 1.93%로 줄어들었다. 20대(5.41%→2.77%)와 30대(25.68%→10.79%), 40대(27.72%→24.93%) 주주 비중도 마찬가지로 줄었다. 반면 2006년 19.83%였던 50대는 지난해 말 23.51%로 늘어났다. 60대(10.63→15.96%)와 70대(3.65%→8.06%), 80대 이상(1.01%→2.40%)도 늘었다.

다른 대기업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가총액 6위인 네이버의 경우 2006년 말 기준 9.14%였던 20대 주주 비중은 지난해 말 2.77%로 떨어졌고, 전체 주주 가운데 비중이 가장 높았던 30대 주주 역시 같은 기간 28.49%에서 18.08%로 10%포인트 가까이 급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60대 주주 비중은 9.70%에서 12.45%로, 70대는 3.12%에서 5.88%로, 80대 이상은 0.67%에서 1.40%로 늘어났다. 20대미만의 경우 1.12%에서 1.93%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신한금융(16.32%→8.83%)과 LG디스플레이(32.21%→16.22%)의 경우 30대 주주 비중이 10년 전에 비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반면 60대 주주 비중은 신한금융(14.20%→20.75%)과 LG디스플레이(8.03%→16.03%) 모두 늘어났다.

그밖에 현대모비스, LG화학, LG전자 등도 30대 이하 주주 비중은 줄어든 반면 60대 이상 주주 비중은 늘어났다.

이처럼 30대 이하 젊은 층 주주 비중이 줄고 은퇴이후 세대인 60대 이상 주주 비중이 늘어난 이유는 주식 투자자 신규 유입이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청년실업, 가계부채, 소득 양극화 등으로 젊은 층이 주식에 투자할 여유를 찾기가 어려워졌다”면서 “최근 몇 년 간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혀 투자매력이 떨어진 것도 젊은 층이 주식시장을 외면하는 이유 중 하나다. 과거 경제 성장기에 주식투자로 돈을 벌었던 세대와 달리 ‘박스피 세대’에는 그런 기회를 얻기가 훨씬 더 힘들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