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월요신문 최혜진 기자] 북한공작원 출신 김현희가 김정남 피살사건과 관련해 “전형적인 북한 공작원 수법으로 동남아시아 여성을 고용해 저지른 청부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김현희는 18일 일본 마이니치 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국적 여성 용의자 2명이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김현희는 “베트남 여권을 소지한 여성 용의자가 사건 후 공항으로 돌아와 체포된 것이 수상하다. 북한은 공작원에게 혹독한 훈련을 시키는데 그런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희는 또 두 여성이 “장난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데 대해 “만약 그렇다면 현장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남 살해에 여성이 동원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현의는 “공작 대상이 남성이면 여성에게 경계심을 잘 갖지 않는 심리를 이용한 것으로 본다. (나도) ‘마유미’라는 일본인 여성으로 위장했을 때 접촉한 사람들로부터 아무런 의심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정남 피살 시점도 주목할 대목이라는 지적했다. 김정남은 13일 암살됐고 김정일의 처조카 이한영이 피살된 날은 1997년 2월 15일이었다. 이에 대해 김현희는 “우연일지는 모르지만 김정일의 출생일 2월 16일 광명절 직전에 이한영과 김정남 암살 사건이 발생한 것은 북한 지도부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희의 이같은 주장은 과거 북한의 정보기관 ‘대외정보조사부’ 소속으로 공작원 훈련을 받은 경험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김현희는 1987년 대한항공 858기 폭파범으로 바레인 현지에서 체포돼 한국으로 압송됐다. 용의자 중 한명인 김현희(일본명 하치야 마유미·당시 24살)는 생포됐고, 공범인 김승일(하치야 신이치)은 독약 앰플을 깨물어 자살했다. 당시 한국에선 대통령 선거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김현희는 대선 하루 전인 12월 15일 입국했다. 마스크를 쓴 채 안기부 직원에 의해 끌려나온 김현희의 모습은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이후 김현희는 대법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으나 특별사면을 받은 뒤 반공강사로 활약했다. 김현희는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열흘 뒤인 12월 28일 안기부 직원과 경주시의 향교에서 극비 결혼식을 치른 뒤 대외활동을 자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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