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암살범으로 체포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사진. 범행 당시 입고 있던 'LOL' 티셔츠를 입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배소현 기자]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베트남 여성 용의자 도안 티 흐엉이 한때 연예인 지망생이었고, 한국인 남성 여럿과 교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흐엉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베트남 아이돌 오디션에 참여해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공개됐다. 약 30초 가량의 영상에서 흐엉으로 보이는 여성이 심사위원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이 여성은 1차 심사에서 탈락했다.

영상에서 여성은 자신을 남딘 성 출신 딘 티 쿠엔(Dinh Thi Khuyen)이라고 소개했지만, 로이터 통신은 그의 얼굴을 분석한 결과 흐엉과 동일 인물이라고 밝혔다.

흐엉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래 부르는 동영상을 수차례 올렸다. 흐엉의 친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흐엉이 한때 연예인을 지망했으며, 연기자와 댄서 일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흐엉에 대해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근무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23일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흐엉 지인의 말을 인용해 “흐엉이 김정남 피살 후인 14일 오후 베트남 친구에게 스마트폰 채팅앱을 통해 연락했었다. 친구에게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추가 요금을 내달라’는 요청을 했었다”며 “한반도 출신 남성과 교제하고 있으며 사건 발생 전 ‘한국의 제주도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흐엉은 한국인에 대한 호감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흐엉의 것으로 추정되는 '루비 루비(Ruby Ruby)'라는 이름의 SNS 계정에는 친구 64명 가운데 20명 가량이 한국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게시글에는 비빔밥 사진과 한국어가 소개돼 있고, 지난 9일 올린 사진에는 암살 당시 입었던 'LOL' 티셔츠 모습도 보였다. 이에 일각에선 한국에 호감이 많았던 흐엉이 한반도 출신의 남자친구의 꼬임에 넘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흐엉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김정남 얼굴에 독극물을 묻혀 살해한 혐의로 말레이시아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국내 정보당국은 흐엉이 사귀었다는 한국인 남성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