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뉴욕타임스>

[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박사모’ 등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극단적 보수주의 성향의 집단들로 인해 한국의 보수 세력이 분열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역대 대통령 중 최악으로 나타났고, 박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는 비율도 80퍼센트에 달하지만 여전히 박 대통령에게 헌신하는 광신도적인(cultlike)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러한 세력들로 인해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국의 보수 세력이 분열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일반적으로 한국 보수는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를 통해 세를 결집하고 승리를 추구해온 반면 진보는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분열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보수 세력의 분열로 진보세력에 기회가 주어졌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포함한 상당수 보수 인사들은 박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서 진보 측 문재인 후보에 맞설 새로운 지도자를 중심으로 재결집하길 원한다”면서 “하지만 ‘박사모’ 등 보수 집단들과 일부 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특히 “한국 보수 세력들의 집회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면서 “이 보수집회에는 박사모 뿐만 아니라 노인층이 새로이 결집하고 있다. 이들은 ‘진보 세력이 북한에 너무 동정적이라 북한이 존재하는 한 보수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면 그가 보수 정치인이라 하더라도 ‘배신자’로 매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군복 차림으로 태극기를 흔드는 보수 세력들에게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검찰과 가짜 언론, 그리고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희생된 무고한 피해자일 뿐”이라며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군을 동원해서라도 권력을 되찾으라고 외치고 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지난 1961년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것을 연상시킨다. 심지어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빨갱이는 죽여도 좋다’는 팻말을 들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하지만 이들의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많은 사람들은 박사모를 개인 숭배집단으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보수 집회가 이렇게 커지다 보니 한때 눈물로 사죄하던 박근혜 대통령도 최근에는 자신도 음모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면서 지난달 말 보수 성향의 인터넷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자유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온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는 박 대통령의 말도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만약 탄핵이 결정되면 60일 이내에 차기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면서 “지금이라도 새로운 지도자를 중심으로 보수가 재결집할 수 있다면 다음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보수에게 남은 시간은 결코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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