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글을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 올린 20대 남성이 경찰에 자수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친박 성향 온라인 카페에 이 권한대행에 대한 ‘살해 협박’ 게시물을 올린 최모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수사가 시작됐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두려움을 느껴 25일 새벽 2시 경찰에 자수했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장난삼아 협박 글을 올렸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최씨가 실제 살해 계획을 꾸몄는지, 배후는 없는지 캐내기 위해 최씨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통신 내역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이 공범이나 배후를 조사하는 이유는 최씨의 글 때문이다. 최씨는 해당 게시물에 ‘저는 이제 살 만큼 살았다. 나라를 구할 수만 있다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 이정미를 죽여버릴랍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글의 내용을 보면 20대가 쓴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살만큼 살았다’고 한 표현은 60세 이상 노인에게 어울리기 때문이다. 경찰은 최씨가 노인을 가장해 글을 올린 배경이 뭔지 캐고 있다.

최씨는 지난 23일 오후 7시쯤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 카페에 ‘구국의 결단 22’라는 ID로 ‘이정미만 사라지면 탄핵 기각 아니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은 이후 친박 성향 온라인 카페 등으로 퍼졌으며, 경찰은 지난 24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해당 글에 대한 제보를 받은 후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지난 23일부터 헌재의 요청에 따라 이 권한대행을 포함한 재판관 8명 전원을 24시간 신변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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