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촛불집회 주최측의 1억 부채가 시민들의 후원으로 나흘 만에 해결됐다.

17일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1억여원의 빚을 갚을 만큼의 후원금이 모였다”고 전했다.

퇴진행동은 지난해 10월 말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된 10일까지 20회의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퇴진행동은 1월 24일까지 총 19억여원의 성금을 모았고 13차례 집회 무대·음향 설치와 간이 화장실 대여, 양초·컵 등 물품구매비, 장소사용료, 소송비용 등으로 18억7800만원을 지출했다. 그동안 빠듯하게 촛불집회를 꾸려나갔지만 2월 이후 7번의 집회부터는 재정 상황이 악화돼 1억원의 적자가 난 것.

이에 지난 14일 퇴진행동은 “탄핵전야부터 시작된 집회비용으로 퇴진행동 계좌가 적자로 돌아섰다”며 “적자 폭은 1억을 상회한다”고 호소했다. 박진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은 “탄핵 3일 전부터 집회를 계속 하면서 장비 대여·설치 등의 비용으로 3억여원의 비용이 들었다. 설비 업체에서 7천만원 정도를 후원금으로 치며 안 받겠다고 하셨는데도 적자가 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박 실장은 “매주 모금으로 흑자도 아니고 적자도 아니게 행사비용을 충당해왔다. 조금씩 비용이 비는 부분은 다음 모금에서 메꾸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퇴진행동의 적자 소식은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시민들 사이에선 십시일반 퇴진행동을 지원하는 후원 운동이 일었다. 결국 후원 요청 나흘만에 1억여원의 미지급금을 지불할만큼의 후원금이 모였다.

박 실장은 “오늘(17일) 도움을 주신 시민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적자가 메꿔졌다는 소식을 알릴 예정”이라며 “1월 이후 후원금 내역과 지출 내역은 이번주 내 홈페이지에 게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박진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과 일문일답.

나흘만에 어떻게 1억원이 모였는지 궁금하다.

-원래 후원금은 현장모금이 8~90%를 차지했고, 계좌후원은 많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후원운동이 확산되면서 정말 많은 분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주셨고 2~3일만에 많은 금액이 모였다. 후원을 해주신 분들은 “커피 한두 잔이면 도울 수 있다”며 다른 분들께도 후원을 독려해주시고 응원 메시지도 많이 보내주셨다. 오늘(17일) 오후 중으로 도움을 주신 시민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릴 예정이다.

촛불집회에 든 비용은 어떻게 모금했나

-계좌후원도 있지만 현장 모금이 거의 대부분이다. 퇴진행동 출범 때부터 단체분담금도 정해 내고 있었지만 몇천만원 수준이고, 일반 모금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촛불집회를 주최하며 가장 돈이 많이 든 행사는?

-무대 설치 비용이 가장 많이 들었다. 무대와 조명, 음향 등 최소비용이 1억 이상이다. 촛불집회가 커지면 무대 비용도 많아진다. 이 밖에 간이 화장실 설치와 시민들에게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주는 손피켓, 양초, 뱃지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행사를 돕는 스텝들은 자원봉사자들인가 아니면 일당 등 임금을 받나

-모두 보수를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참여해 도와주셨다. 퇴진행동 사무국도 마찬가지다. 퇴진행동은 각 시민단체에서 인원이 파견됐다. 그분들은 소속된 단체에서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지만 촛불 집회 행사에서는 일체의 보수를 받지 않고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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